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에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국가 배상책임은 인정하지 않아, 피해자 가족들이 실제 배상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김경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인 세퓨의 책임을 모두 인정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의 설계상·표시상 결함과 피해자의 사망이나 상해라는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겁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최대 1억 원씩, 모두 5억 4천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낸 민사소송 10여 건 중 결과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하지만, 국가의 책임은 증거가 부족하다며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세퓨가 지난 2011년 이미 파산한 상태여서 피해자들이 업체로부터 실제 배상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 인터뷰 : 김대원 /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아버지
- "어차피 저희가 배상받을 길이 없기 때문에, 아이 납골당에라도 판결문을 갖다 주고 싶어서…."
피해자들은 항소해 국가 책임을 반드시 밝혀내겠다는 계획입니다.
한편, 세퓨를 제외한 옥시 등 4개 업체는 지난해 8월 피해자들과 조정에 합의해 이번 선고에서는 빠졌습니다.
MBN뉴스 김경기입니다.
영상편집 :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