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신 제품순·왼쪽부터)삼성전자 ‘아트PC 펄스’, HP ‘파빌리온 웨이브’, MSI ‘볼텍스’, 애플 ‘맥프로’ |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출시된 원통형 PC는 삼성전자 ‘아트PC 펄스’, HP ‘파빌리온 웨이브’, MSI ‘볼텍스’, 애플 ‘맥프로’ 등이다. 지난 2013년 애플이 첫 원통형 PC를 내놨을 때 ‘휴지통 디자인’이라는 혹평도 나왔지만 올해 제조사들이 이와 비슷한 디자인을 연이어 채택했다.
하지만 현재 데스크톱 PC 시장 규모는 쪼그라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테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올해 세계 데스크톱 PC의 예상 출하량은 1억360만대다. 이는 지난해보다 8.8%, 2010년보다 34% 각각 줄어든 수치다. 오는 2020년에는 연간 출하량이 1억대를 밑돌 전망이다. 과거 세계 PC 시장 최강자였던 IBM도 성장 한계에 달했다는 판단하에 2000년대 중반 PC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PC 제조사들은 이같은 상황에서 왜 연구개발(R&D)비를 써가며 새로운 형태의 데스크톱 PC 제품을 내놓는 것일까. 또 왜 하필 원통형 디자인을 채택한 것일까.
이주명 연세대 디자인예술학부 산업디자인전공 교수는 “새로운 형태의 기기는 소비자들에게 ‘이전의 제품과 다르다’는 인식을 강하게 줄 수 있다”면서 “다만 소비자들이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만 디자인에 변화를 줘야 하는데 그 경계를 측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은 뾰족한 모서리가 있는 디자인보다 안락감을 주는 둥근 형태의 디자인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애플이 지난 1998년 출시한 ‘아이맥(iMac) G3’의 디자인을 예로 들었다. 이 제품은 둥근 삼각형의 측면 디자인을 갖고 있어 기존 컴퓨터들과 구별됐는데, 당시 소비자들은 이에 열광했다. iMac은 세계 최초의 일체형 컴퓨터도 아니었고, 뛰어난 하드웨어 성능을 갖추지 않았는데도 인기를 끌었다.
원통형 PC는 모양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기능을 더한 형태로 진화 중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아트PC 펄스는 모듈 방식으로 확장성을 높인 제품이다. 사용자는 스피커, 저장 장치 등을 추가할 수 있다. 스피커는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을 때 스마트 기기와 연결하는 ‘블루투스 스피커’로 활용이 가능하다. 아트PC 펄스는 LED등도 탑재했는데 사용자는 5가지 효과와 15가지 컬러를 지정할 수
이 교수는 “기기 상태나 명령에 따라 섬세하게 LED 불빛이 달라지면 사용자에게 기기가 살아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면서 “최근 (전자제품 등은) 인테리어 소품으로써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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