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달러화 절상…아시아 통화가치 가파르게 추락
↑ 사진=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로 달러가치가 줄곧 승승장구하면서 아시아 통화가 가파르게 추락하고 있습니다.
엔화 환율은 달러당 113.53엔까지 오르며 8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고 중국 역외시장 위안화와 인도 루피화 가치는 사상 최저로 떨어졌습니다.
트럼프의 경기 부양책으로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 속에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국채가격은 추락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DXY)는 24일 오전 0시 54분(이하 한국시간) 101.91까지 오르며 2003년 3월 이후 13년 8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달러지수가 올랐다는 것은 달러가치가 높아졌다는 의미입니다.
10개 통화 대비 미국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블룸버그 달러지수 역시 이날 0시 55분 1,258.82까지 오르며 2005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블룸버그 달러지수는 이날 오후 2시 29분 현재는 소폭 하락해 1,257.18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달러가치는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로 급등세를 타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대통령 당선 연설에서 1조 달러(약 1천184조원)를 인프라 건설에 투자하고 세금 부담을 낮춰 경제를 부양하겠다고 약속했고 이에 따라 미국 물가와 경제 성장률 상승에 대한 기대가 커졌습니다.
여기에 23일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국 상무부는 10월 내구재 수주 실적이 전월보다 4.8%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인 2.7%를 훌쩍 뛰어넘은 것입니다.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도 53.9로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습니다.
시장은 이미 다음 달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여기는 모습입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 연방기금 금리 선물시장은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3.5%로 점치고 있습니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다음달 인상 가능성이 100%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기 부양 기대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따지더라도 달러 강세가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외환 전략가는 "달러의 움직임이 너무 많이, 너무 빠르게 진행됐다"며 "시장이 트럼프 정책의 효과를 지나치게 과대평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달러 강세 여파로 아시아 통화는 줄줄이 추락했습니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이날 오후 5시 8분 달러당 113.53엔까지 오르며 단번에 113엔 선을 깼습니다.
올해 3월 30일 이후로 엔화 환율이 이처럼 오른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습니다.
엔화 환율이 올랐다는 것은 엔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의미입니다.
중국 위안화는 이날 고시 환율이 8년 반 만에 처음으로 달러당 6.9위안 선을 돌파하면서 역내외시장에서 모두 약세를 보였습니다.
역내시장에서는
역내 위안화 환율이 이처럼 높았던 것은 2008년 6월 이후 처음입니다.
역외시장 위안화 환율은 오전 10시 15분에 사상 최고치인 달러당 6.9654위안까지 오르면서 달러당 7위안 선에 다가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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