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장기화로 주말마다 도심에서 촛불집회가 열리면서 빠른 속도로 소비가 얼어붙고 있다. 세일행사를 진행중인 서울 도심 백화점들은 지난 주말 실적이 줄줄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국민들의 소비심리가 악화되면서 도심에서 떨어진 외곽의 대형마트에서도 소비가 얼어붙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8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26~27일 롯데백화점 전체 점포 매출은 지난해 11월 28~29일(전년 같은 요일 기준)과 비교해 4.7%가 감소했다. 촛불집회로 교통이 통제된 롯데백화점 서울 소공동 본점의 지난 26일 하루 매출은 전년대비 11.1%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26~27일 토·일요일 매출을 합산하면 전년대비 8.2% 가 빠졌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매출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 26~27일 신세계백화점 전 점포의 매출은 2.2%가 감소했고, 서울 시내에 위치한 본점 매출 증가율은 -5.1%를 기록했다. 현대백화점도 전 점포 기준 매출이 같은 기간 1.9%가 감소했고, 26일 하루를 기준으로 하면 4.3% 줄었다. 백화점 매출은 지난 1년새 추가로 출점한 점포는 제외하고 기존점 기준으로 집계했다.
백화점들은 예년보다 일찍 ‘연말 분위기’를 내기 위해 크리스마스 단장을 서둘렀고, 일제히 겨울세일에 돌입했다. 소비둔화가 이어지자 연말 분위기를 강조해 반전을 노린 것이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로 연말 분위기가 실종되면서 기대 이하의 실적을 올리게 됐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도심지역 점포들은 촛불집회 여파로 소비자들의 방문 자체가 어려웠던 만큼 매출 감소세를 면치 어려웠던 게 사실”이라며 “연말 분위기가 실종되다보니 세일효과 역시 기대에 못미쳤다”라고 설명했다.
백화점 뿐 아니라 가계가 주로 생활필수품 등을 소비하는 대형마트에서도 소비둔화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촛불집회가 열리는 대형마트는 지리적으로는 촛불집회와 직접적 연관성이 낮지만, 국민적인 좌절감이 소비심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대형마트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마트는 전년대비 매출증가율이 지난 10월 4.7%였던 것이 11월(1~26일) 들어서는 3%로 둔화되는 흐름을 보였고, 롯데마트는 이달들어 1~27일 매출이 전년대비 0.9% 감소했다. 주로 신선·가공식품 등 먹거리는 전년대비 늘었지만, 인테리어 용품이나 의류·스포츠 등 여가관련 용품의 판매가 줄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악화되면서 생필품을 제외한 의류·인테리어 등 상품의 매출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며 “가뜩이나 좋지 않았던 소비심리가 더 악화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홈쇼핑 매출도 상당 부분 위축됐다. 홈쇼핑 업체들은 지난해 같은 요일과 비교해 13~18% 가량 주문금액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적인 관심사가 발생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좀처럼 TV홈쇼핑으로 눈길을 돌리지 않았던 것이 주문금액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게 홈
[손일선 기자 / 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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