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로 유럽과 미국시장에 진출한 셀트리온이 항암제 바이오시밀러로도 ‘세계 최초’ 신화를 썼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가 항암제 바이오시밀러로는 처음으로 유럽시장 판매 허가의 ‘프리패스’ 격인 평가위원회의 승인 권고를 받은 것이다. 심사 약물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검토한 전문가들의 의견인만큼, 승인 권고를 받으면 통상 2~3개월 안에 판매 허가를 받을 수 있다. 트룩시마가 허가를 받으면, 글로벌 전체로 약 9조원(75억5000만달러)에 달하는 오리지널 의약품 시장을 공략할 수 있게 된다.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의약품평가위원회(CHMP)는 지난 12일~15일 평가회의를 마치고 16일(현지시간) 트룩시마 판매 승인에 대해 ‘긍정 의견’을 내놨다. EMA CHMP의 승인 권고는 바이오시밀러 판매를 승인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바이오시밀러는 항체의약품의 복제약으로, 오리지널 약과 동등하게 만들기가 까다로워 엄격한 임상시험과 심사를 거쳐 허가가 결정된다. 이번 권고로 트룩시마는 항암제로 개발중인 다른 글로벌 제약사들의 바이오시밀러를 제치고 가장 먼저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은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램시마에 이어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까지 내놓으며 세계최고 바이오시밀러 회사임을 재확인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내년 초 공식 판매승인이 발표될 것으로 보고 트룩시마를 유럽시장에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며 “램시마 점유율이 오리지널약의 40%를 넘어서는 등 유럽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만큼, 트룩시마도 이른 시일 안에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공식 판매 승인을 받으면 유럽연합(EU) 27개국과 노르웨이·아이슬란드·리히텐슈타인이 속한 유럽경제지역(EEA) 3개국 등에서도 별도 허가승인없이 판매할 수있다.
트룩시마의 오리지널 의약품은 다국적 제약사 바이오젠이 개발하고 로슈가 판매하는 '맙테라(해외 판매명 리툭산)'로, 세계시장 규모가 약 9조원(75억5000만달러)에 달하는 블록버스터다. 이 중 50%인 약 4조5000억원(37억7500만달러) 어치가 미국에서 팔리고, 유럽 시장 규모는 약 2조4000억원(20억달러)으로 추정된다. 트룩시마는 이번에 오리지널의약품의 모든 적응증(치료 대상 질환)에 대해 승인 권고를 받았다. 혈액암의 일종인 비호지킨스림프종과 만성림프구성백혈병, 류마티스 관절염, 다발혈관염 육아종증, 현미경적 다발성혈관염 등에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EMA는 “트룩시마는 오리지널 의약품인 리툭산과 안전성, 효능 등에서 동등하다는 점을 임상과 다양한 연구결과로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시밀러 업계는 바이오시밀러 사용에 우호적인 유럽시장에 먼저 진출한 후, 최대시장인 미국을 공략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셀트리온의 램시마는 작년에 유럽에서 승인을 받고 판매를 시작한 후 짧은 시간 안에 점유율을 40%까지 끌어올렸고, 지난달부터 글로벌 제약사인 화이자를 파트너로 미국 판매를 시작했다. 트룩시마도 지난 11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를 받았고, 내년 초 유럽허가를 받은 후, 상반기 중으로 미국 FDA에 판매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램시마의 오리지널의약품 시장 12조원과 트룩시마의 오리지널의약품 시장 9조원을 합치면, 우리가 공략할 수 있는 시장 규모가 21조원으로 커졌다”며 “램시마의 미국 판매와 트룩시마의 유럽시장 안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형기 셀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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