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연속’ 박싱데이 효과 올해도?…IT·섬유·운송 수혜주

최근 4년동안 ‘박싱데이’ 수혜주들이 코스피 대비 높은 수익률을 거두면서 올해도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주목된다.
‘박싱데이’는 크리스마스 하루 뒤인 12월 26일을 말하며 이 때 미국과 영국에서는 대규모 할인 판매가 이뤄진다. TV, 컴퓨터, 스마트폰, 의류 관련 소비가 급증하며 정보기술(IT)·섬유 업종, 인터넷 쇼핑 증가에 따른 운송주들이 대표적 수혜주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최근 4년 박싱데이 직전 일주일(12월18일 혹은 19일)부터 연말까지 수혜 6개 종목 수익률은 당시 코스피 수익률보다 높았다. 증권가에선 6대 수혜주로 IT의 삼성전자·LG전자, 섬유업체인 영원무역·한세실업, 운송업체인 CJ대한통운·한진을 추천하고 있다.
2012년 해당기간에 코스피가 0.7% 오르는 동안 6개 종목은 평균 1.1% 상승했다. 2013년에는 수혜주 평균 수익률이 3.8%로 코스피 수익률(1.9%)의 두 배에 달했다. 박싱데이 효과가 폭발적으로 드러난 해는 2014년으로 6개 종목 모두 상승해 평균 5.6%의 수익률을 거뒀다. 당시 코스피는 1% 오르는데 그쳤다.
작년에는 코스피가 오히려 0.8% 하락했고 6개 종목은 평균 1% 상승했다. 분산투자 목적으로 6개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담았다면 최소한 4년 연속 코스피를 능가하는 수익률이 가능했다는 얘기다.
업종별로 보면 2012년과 2013년은 섬유업체 주가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2014년과 2015년은 운송주의 수익률이 좋았다. 미국 최대 의류브랜드 갭(GAP)과 나이키(NIKE)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인 한세실업은 2012년 박싱데이 전후로 주가가 7% 가까이 뛰기도 했다.
박싱데이 전후로 인터넷 쇼핑 국제특송화물 반입량이 증가하면서 한진 주가는 2014년 15.3%, 작년에 5.3% 올랐다.
올해는 섬유업체가 이달 들어 미리 반등했다. 지난 7일 2만6100원이었던 영원무역은 지난 15일 30850원으로 18.2% 급등했다. 한세실업도 같은 기간 19.5%나 급상승했다. 이들은 박싱데이 효과를 미리 누리고 19~20일에는 주가가 다소 조정 중이다.
삼성전자도 사상 최고가 행진을 벌이며 박싱데이 효과를 만끽하고 있다. 작년 박싱데이 전후로 3.3% 올랐던 LG전자는 올해 다소 주춤하다.
삼성전자는 갤노트 사태 이후 부진했던 실적이 박싱데이를 통해 일부 만회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
이미 지난 블랙프라이데이(미국 최대 쇼핑기간·올해는 11월25~26일)때에도 크게 올랐던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 19~20일 이틀간 1% 넘는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블랙프라이데이 전후(11월21~30일)로 10% 상승했다. 블랙프라이데이나 박싱데이에는 삼성이나 LG의 TV, 세탁기, 냉장고를 반값에 살 수 있어 인터넷 쇼핑이 크게 늘어난다. 한슬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연말 할인행사가 많은 4분기에 해외직구금액이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는 만큼 수혜 주식의 수익률이 좋을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 <용어 설명>
▷ 박싱데이(Boxing Day) 크리스마스 하루 뒤인 12월26일을 말한다. 과거 영국에서 가난한 사람에게 선물하는 날이었으나 요즘엔 미국과 유럽에서 연말 재고를 떨어내기 위해 할인 판매하는 날이다.
[문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