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저금리 여파로 상가 오피스텔 등 수익형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보이면서 부동산·임대업의 매출이 급증했다. 반면 한국 경제의 오랜 버팀목 역할을 했던 제조업 분야 매출 증가 속도는 평균치에도 못미치며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21일 통계청(청장 유경준)이 발표한 ‘2015년 기준 경제총조사’ 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사업장 전체 매출은 5302조9000억원으로 2010년 첫 조사 때보다 970조6070억원(22.4%) 증가했다. 연평균 4.1%씩 성장한 것이다. 하지만 사업체당·1인당 연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각각 1.2%, 0.8%에 불과했다. 노동 생산성 부진 탓에 3년 연속 2%대 저성장이 우려되는 한국 경제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전국의 사업체수는 387만 5000개로 2010년에 비해 15.5% 많아졌다. 모든 업종에서는 사업체 수가 늘었는데, 예술·스포츠·여가 분야에서만 2000개(1.9%) 줄었다. 여가생활 패턴 변화에 따라 당구장·노래방 등이 급격히 사라지며 이 업종 사업체수도 감소했다는 게 통계청 설명이다.
업종별 매출을 보면 부동산·임대업(106조5250억원·65.7%)이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부동산개발공급업이 11조원, 주거용건물개발및공급업이 6조원, 비주거용부동산관리업에 5조원 등 전반적으로 고른 매출 신장세를 보였다. 자동차임대업의 매출이 무려 211%(3조원)나 커졌고, 웅진코웨이·청호나이스 등 렌탈사업자들의 약진이 이어져 임대업도 파이가 커졌다. 제조업(1711조5000억원)은 전체 산업 매출에서 32.3%를 담당해 5년 전과 마찬가지로 가장 비중이 컸다. 하지만 매출 증가율은 16.9%에 그쳐 전체 평균을 밑돌았다.
고용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종사자 수에서는 보건·사회복지 분야의 인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커졌다. 5년 전에 비해 44만명(40.6%)이 일자리를 새로 찾아 152만5000명이 종사하고 있었다. 광업은 유일하게 종사자수가 0.9% 감소했다. 제조업은 여전히 가장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5년 동안 60만9000개 일자리를 더 만들며 전체 평균(17.8%)과 같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2~3번째로 많은 사람들을 고용하는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도 각각 48만6000명(18.6%), 34만4000명(19.4%)에게 일자리를 내주며 평균을 웃도는 증가율을 보였다. 전체 종사자수는 2079만1000명으로 연평균 3.3%씩 늘었다. 김대호 통계청 경제총조사과장은 “사업체수보다 종사자수 증가율이 더 높은 건 2007년 비정규직보호법 이후 상용근로자에서 임시·일용직으로 고용 패턴이 변화한 게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시도별로는 경기도와 제주도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경기도에 2015년에 처음으로 서울보다 많은 사업체가 소재하고 있었다. 경기도에 위치한 사업체는 5년 전보다 14만1000개(20.5%) 늘어 모두 82만8000개였다. 서울보다 7000여 개 많았다. 하지만 매출액과 종사자수에서는 여전히 서울(1617조1240억원·508만3000명)이 경기도(1070조5000억원·462만3000명)를 압도했다.
제주도는 ‘유커(중국인 관광객)’ 급증에 힘입어 전체 항목에서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사업체수는 5년 전 4만6000개에서 5만5000개로, 종사자수도 20만3000명에서 24만8000명으로 20% 이상 증가했다. 매출액은 2010년 25조6270억원에서 지난해 37조9800억원으로 무려 5년 새 48.2%나 신장됐다. 김 과장은 “제주도는 유커의 영향으로 쇼핑 등 도·소매업과 관광 관련 업종에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2012년 4월 (IT업체) 다음(현 카카오)이 본사를 제주도로 옮겼고, 작년 10월에는 공무원연금관리공단도 내려왔다”며 “민
전 업종에 걸쳐 여성의 진출 활발해진 것도 5년 전에 비해 달라진 풍경. 전체 사업체 중 여성 대표자 비율은 37.6%로 2010년 대비 0.4%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보건·사회복지 분야에서전체 종사자의 79.8%가, 교육서비스에서는 63.5%가 여성 종사자였다. 전체 여성 종사자 비율도 42.3%로 5년 전과 비교해 1.2%포인트 올랐다.
[김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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