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양국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 |
지난 22일 한양대 퓨전테크센터(FTC관)에서 만난 선양국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국내 배터리업체들의 공정 기술은 세계적 수준까지 올라왔지만 소재 경쟁력은 일본에 밀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선 교수는 2차 전지 소재 분야의 권위자로 지난 10월 매일경제가 개최한 세계지식포럼의 ‘한일 비즈니스포럼:차세대 배터리 전쟁’의 좌장을 맡은 바 있다.
배터리는 크게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 4가지 부품으로 구성된다. 현재 2차 전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리튬이온배터리는 리튬이온이 전해액을 타고 분리막을 사이에 둔 양극과 음극을 오가며 충·방전을 하는 구조로 음극재와 양극재의 리튬이온 저장 능력에 따라 배터리의 용량이 결정된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니켈·코발트·망간(NCM)이나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을 합성한 전구체를 외부에서 조달한 뒤 열처리를 해서 양극재를 만드는데 여기에 사용되는 소재 제조는 일본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일본의 니찌아와 스미토모가 각각 NCM과 NCA 전구체 제조기술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에서는 에코프로가 양극재 전구체를 만들어 배터리 제조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9월 GS이엠으로부터 양극재 제조 부문을 인수해 전구체 제조를 내재화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선 교수에 따르면 양극재의 리튬이온 저장능력은 전구체의 니켈 함량이 좌우하는데 함량이 높을수록 에너지 밀도가 좋아지지만 동시에 발화 가능성도 높아진다. 때문에 중대형 배터리를 만드는 데 사용하는 양극재는 니켈 함량이 50~60%에 불과하다. 발화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소형 배터리는 니켈 함량을 80% 이상으로 높인 양극재를 사용할 수 있다.
에너지 밀도가 높다는 이유로 소형인 원통형 배터리가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대형 배터리에 밀리지 않고 있다. 실제 테슬라는 파나소닉의 원통형 배터리 6800개를 차체 바닥에 깔아 모델S를 만들었다. 선 교수는 “많은 원통형 배터리를 연결하면 각각의 배터리에서 충·방전이 골고루 이뤄지게 관리하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의 성능이 좋아야 한다”며 “이는 제조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대형 배터리를 사용하면 BMS 성능을 높이는 비용은 절약할 수 있지만 에너지밀도는 포기해야 한다. 선 교수는 “니켈 함량이 높아도 중대형 배터리에서 발화 가능성이 낮은 양극재 전고체를 개발하면 된다”며 “국내 업체가 더 좋은 양극 소재를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음극재 소재 개발은 당장 급하지 않다는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