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지난해 11월 사노피와 계약한 '퀀텀프로젝트' 3개 후보물질 가운데 1개 계약을 해지했으며 나머지 2개 물질도 한미약품이 일정기간 책임지고 개발하거나 개발비용을 분담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당초 받았던 계약금 5000억원 가운데 2500억원은 오는 2018년까지 순차적으로 반납하게 됐으며, 개발 및 상업화 마일스톤은 기존 5조원에서 최대 3조6500억원으로 변경됐다.
문제는 핵심물질인 에페글레나타이드도 생산지연을 이유로 임상연기된 상황인 만큼 이 역시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데 있다.
퀀텀프로젝트는 '지속형 GLP-1 계열 에페글레나타이드', '주 1회 제형의 지속형 인슐린', '에페글레나타이드와 인슐린을 결합한 주 1회 제형의 인슐린 콤보' 등 3개의 신약 후보물질로 구성돼 있다. 이중 사노피가 한미약품에 권리를 반환하는 건은 주 1회 제형의 지속형 인슐린 뿐이지만, 남은 파이프라인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에페글레나타이드 임상이 해결돼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기자는 앞서 한미약품과 프랑스 사노피가 퀀텀프로젝트 에페글레나타이드 생산지연에 대해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아 여러번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11월8일: 한미약품·사노피 "생산지연 이유 밝힐 수 없다"…의문 증폭, 12월8일: [기자수첩] 한미약품 또 늑장공시…결과보다도 '과정'에서 신뢰잃어). 당시 한미약품과 사노피는 임상3상 지연사유에 대해 어떤 생산문제인지, 문제의 심각성은 어느 정도인지 묻는 질문에 대해 양사 모두 '민감한 정보'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현재도 같은 질문에 대한 한미약품의 답변은 "'어떤 사유'라고 딱잘라 말할 수가 없어 아직도 생산지연 외에 구체적 이유를 밝히기는 어렵다"는 선에 머물러 있지만, 이번 계약수정을 통해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개발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 등을 감액하고 개발 비용 일부를 한미약품이 부담하기로 한 것은 문제가 녹록지 만은 않다는 방증이다.
한미약품은 생산지연이 신약 자체의 문제는 아니며, 해결 가능한 생산이슈 수준이라고 여러차례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주 1회 제형의 지속형 인슐린' 권리를 한미약품이 반환 받은 것도 특별한 임상이슈 때문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한미약품은 더이상 시장과 투자자의 불필요한 오해를 살 필요가 없다. 남은 두 개의 물질 모두 에페글레나타이드 생산문제 해결을 전제로 하는 만큼 회사는 생산이 어떤 이유로 지연됐고 어떤 해결 노력을 하고 있으며, 어느 정도 가능성으로 기다리고 기대할 수 있는지 밝혀 의구심 증폭을 막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이태영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번에 사노피가 권리를 반환한 신약 후보물질의 성공적 개발 없이는 다른 물질
[디지털뉴스국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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