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진드기가 옮기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바이러스의 가족 간 감염사례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그 동안 국내에서 SFTS바이러스 감염은 환자를 치료하던 의료진의 2차 감염사례만 보고돼 왔다. 하지만 이번에 가족간 감염이 확인된 만큼 SFTS바이러스에 대한 더욱 철저한 예방책 수립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근화 제주대의대 미생물학교실 교수팀은 일본 국립감염병연구소(NIID) 연구팀과 공동으로 2015년 6월 제주도에서 야생진드기에 물린 뒤 SFTS 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한 남성(74)의 아내에 대한 유전자 및 혈청 검사를 시행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열대의학·위생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ASTMH) 최근호에 발표됐다.
논문에 따르면, 2015년 6월 당시 야생진드기에 물려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는 74세 남성과 그의 아들, 사위 등 3명이었다. 이들 3명은 각기 진드기에 물린 자국이 있어 가족 간 감염으로 볼 수 없었다. 이중 74세 남성은 치료를 받다가 증세가 나빠져 끝내 사망했고 두 명은 회복했다.
연구팀은 숨진 74세 남성과 함께 진드기에 물진 자국이 없었지만 가정 내에서 접촉이 많았던 아내의 감염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리고 SFTS와 같은 신변종 감염병에 대한 체계적인 검사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일본 국립감염병연구소에서 항체 검사를 시행했다. 분석결과 아내의 혈청에서 SFTS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검출됐다. 또 유전자 검사에서는 실제 SFTS 바이러스도 분리됐는데, 이 바이러스는 숨진 남편의 것과 동일한 계통으로 밝혀졌다.
이근화 교수는 "SFTS 바이러스의 가족 간 감염은 국내에서 처음 확인된 것이지만, 세계적으로는 2012~13년 사이 중국에서 3건의 가족간 2차 감염이 보고된 적이 있다"면서 "중국과 한국 사례를 볼 때 SFTS는 의료인은 물론이고 환자를 돌보는 가족, 주변인에게도 감염될 수 있는 만큼 야생진드기 의심환자를 대할 때는 2차 감염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SFTS는 야생진드기의 일종인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려 발생하는 질환으로 치사율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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