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이 18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그의 공약이 한국 제약바이오업종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제약관련 트럼프 공약은 크게 오바마 케어 폐지, 의약품 가격 자유경쟁, 해외 의약품 수입 제한 완화, 한·미 FTA 등 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이나 폐기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 가운데 해외 의약품 수입 제한 완화는 신약과 바이오시밀러·제네릭(복제약) 시장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지난달 미국 의회는 식품의약국(FDA) 승인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의 '21세기 의료법'을 가결한 바 있다.
'21세기 치료법'은 암과 알츠하이머 등 첨단 생물의학 분야 연구에 대한 국가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FDA의 신약·의료장비 승인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제약 최대시장인 미국에서 허가가 간소화된다면 한국 제약기업이 신약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을 상당히 줄일 수 있어 이에 대한 도전도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미 FTA 등 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은 약가 결정 과정에 대한 이슈 제기와 압박이 예상돼 국내 제약업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제약업계는 한국의 건강보험공단이 혁신 신약에 대해 제대로 평가해주지 않는다며 한·미 FTA 협정 내용대로 약가 운영 결정과정을 독립적으로 재검토할 수 있는 민간 독립기구 설치 운영을 주장하고 있어 국내 제약사에게는 부담이 될 전망이다.
변수는 이와 다소 상충되는 내용이 담긴 트럼프의 '의약품 가격 자유경쟁' 공약이다. 트럼프의 구체적 공약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한국 제약바이오기업의 유불리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제네릭 완제품은 원가경쟁력 측면에서 인도·이스라엘 제약사들과 경쟁이 힘에 부치는 반면 원료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원가 측면뿐 아니라 미국 제약사와 협력관계 등을 고려할 때 트럼프 정책의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가장 큰 이슈였던 '오바마케어 폐지'가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케어 전면 폐지를 주장하던 트럼프가 당선 후 일부 조항 유지 등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다, 미국시장에서 본격 활약하기 앞서 '문을 두드리는' 입장인 한국 제약기업에 직접적인 영향이 적을 것이라는 게 그 이유다.
이승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한국 의약품의 미국 수출비중이 3.5%에 불과해 실질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향후 트럼프의 자국 산업 보호 조치, 보호 무역 강화 입장에 따른
이상원 성균관대 제약산업학과 교수는 지난달 국회 토론회를 통해 "트럼프 정부 정책이 구체적으로 제시된 적이 없고 추친 방향을 정확히 알 수 없어 앞으로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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