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산 임해산업단지 항공사진 |
기업들이 서산으로 몰려들면서 이 곳은 기업도시, 부자도시로 발전하고 있다. 1인당 소득은 4만 달러(약 4800만원)에 육박해 국가 평균보다 1만 달러 가까이 높다. 이 때문인지 불과 수 년 전만 해도 찾기 어려웠던 '푸르지오(대우)'와 'e편한세상(대림)' 등 대형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들도 속속 들어섰다. 인구 17만명의 작은 도시인데도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도 2개나 문을 열었다. 사람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소득 수준이 높은 것을 고려했다는 것이 마트 측 설명이다.
대한민국에서 충남 서산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조선 철강 해운 등 전통산업의 부진과 기업들의 해외 이전 등으로 지방의 많은 도시가 차갑게 식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서산에 지금까지 조성됐거나 조성중인 산업단지만 현재 16개에 달한다. SK네트웍스와 현대오일뱅크 한화토탈 등 굵직굵직한 대기업 뿐 아니라 석유화학·자동차 관련 중소·중견기업이 서산으로 본거지를 옮기고 있다. 기업이 내려오면서 인구와 주택수도 덩달아 증가추세다. 일자리가 늘어나자 도시는 활력이 넘쳐난다.
조만호 서산시 공보관은 "기업유치를 통해 지역경제에 숨통이 트였다"며 "일자리가 많이 생기자 외지로 떠났던 고향 사람들도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3년부터 4년간 서산에 새로 터를 잡은 기업은 138개에 달한다. 이 업체들이 서산에서 새롭게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힌 숫자도 3000명이 넘는다. 수도권에서 온 기업만 해도 2015년에는 12곳, 지난해는 18곳에 이른다.
이날 방문한 서산 인더스밸리에 위치한 광성강관공업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 수도권 대표 산업단지인 경기도 안산시 시회공단에서 서산으로 본사를 옮겼다.
박태섭 광성강관 대표는 시화에서만 26년간 공장을 운영했다. 그는 "공단이 조성된 지 20년이 넘다 보니 포화상태가 돼 확장할 수 있는 땅을 확보하기 어려웠다"며 "시화에서 서산으로 옮기면서 공장 면적을 5배 더 늘리고 많은 지원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서산 외에도 경기 화성과 충남 당진, 충북 충주 등도 이전 후보지로 검토했다. 그는 "공장 이전을 검토하던 중 서산시 공무원들이 30번 가까이 찾아오며 끈질기게 유치 활동을 벌이자 이 곳으로 마음을 굳혔다"고 털어놓았다. 잘 갖춰진 교통망과 저렴한 땅값과 함께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행정이 서산시 이전 결정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뜻이다.
이완섭 서산시장은 "지난해 유치 목표 기업은 20곳이었지만 두 배가 넘는 42곳을 유치했다"며 "서산시 공무원들이 발로 뛰면서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평가했다.
기업의 이전으로 서산시 인구도 지방 기초자치단체로는 드물게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16만468명이던 서산시 인구(외국인 제외)는 지난해 11월말 17만546명으로 늘어났다. 서산시는 향후 2~3년 안에 인구가 2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때 석유화학공업 도시로 잘 나갔던 여수시 인구가 같은 기간 29만3488명에서 4000여명 줄어든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인구 증가로 주택수도 2005년 5만3653가구에서 2015년 7만5880가구로 10년새 2만 가구 이상 증가했다. 이 시장은 "주택건설 붐이 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라며 "여기에 대비해 대학교와 종합병원 철도 등 도시 기반시설을 꾸준히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산은 기업도시를 넘어 관광도시로의 비약도 준비 중이다. 오는 4월께 중국 산둥반도와 서산 대산항을 잇는 바닷길이 열리면 많은 중국관광객(유커)들이 국제여객선을 타고 서산에 들어올
물론 서산을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서울이나 부산 등 대도시와 연결되는 철도망이 없다는 것은 가장 아픈 대목이다. 종합대학도 1개(한서대) 뿐이라는 사실은 지속가능한 기업유치를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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