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내 공용 사무공간에서 창업을 준비중인 젊은이들이 바쁘게 일하고 있다. [김동은 기자] |
지난해 12월 19일 판교테크노밸리로 불리는 대왕판교로 한켠에 자리잡은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센터 안은 오후 7시가 넘은 시간임에도 20명이 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센터에서 무료로 빌려주는 공용 사무공간에서 창업을 준비중인 사람들이다. 투자자와 만나는 사람도 있었고 공용 3차원(3D) 프린터를 이용해 시제품을 만드는 사람도 있었다. 구석에 위치한 휴게실에서 쪽잠을 청하는 예비 창업자도 있었다.
투자자와의 미팅을 막 끝내고 사무실로 돌아온 고객 맞춤형 화장품 제조 스타트업 '톤28(TOUN28)'의 정양숙 대표(39)는 "기존 화장품 회사들이 맞춤형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기 전에 빨리 기반을 닦는게 1차 목표"라며 "고객들 응대하랴, 생산시설 확장을 위한 자금 모으랴, 홍보하랴 몸이 열개라도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학부에서 생명과학을, 석사과정에서는 향장학을 전공하고 2015년까지 천연물 소재 연구소에서 일했다. 지난해 고객 맞춤형 화장품 시장에 대한 규제가 풀리자 그는 회사를 그만 두고 바로 창업길에 나섰다. 정 대표는 "개개인의 피부를 분석해 피부 유형에 가장 잘 맞는 화장품 재료들을 배합한 다음 방부제를 섞지 않고 고객에게 제공한다"며 "제품을 실제로 써본 고객들의 반응이 굉장히 좋다"고 설명했다.
센터 건물이 위치한 부지는 NHN과 카카오 넥슨 네오위즈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IT기업들의 연구소들이 줄지어 서 있는 곳이다. 이들 건물 안팎에는 곳곳에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다. 낮에는 노트북PC와 태블릿PC를 든 젊은이들로 빈 자리를 찾기 어렵다고 했다.
창업 열기로 꽉찬 센터 건물을 뒤로 하고 인근에 자리잡은 판교 스타트업캠퍼스로 향했다. 이곳에서 만난 신호철씨(29)는 얼마전까지 수입차 업체를 다니다가 퇴사했다. 월급을 받으며 일하다보니 업무에서 책임감을 갖기 힘들고 지루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신 씨는 스타트업캠퍼스에서 제공하는 16주간의 스타트업 교육과정을 이수함과 동시에 창업을 위한 구체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선물이나 사은품으로 받은 미개봉 신상품을 거래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준비 중"이라며 "창업을 준비하는 다른 동료들과 함께 있다보니 서로 아이디어도 얻고 경쟁도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경기도와 카카오가 함께 지원하는 교육과정에는 현재 126명의 젊은이들이 참여해 창업의 꿈을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로 구성된 지원단이 창업 아이템을 평가하고 방향을 제시해준다. 미술을 전공하고 웹사이트 디자이너로 일하다 스타트업캠퍼스에 입소한 백 모씨(34)는 "사업을 함께할
경기도 관계자는 "창업정신이 사라졌다는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판교에 와보면 그런 생각은 싹 사라질 것"이라며 "경기도는 앞으로도 청년 창업 지원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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