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이후 12월 증가액으로 최저 수준이다.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에 나서면서 지난 2년간 폭증했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도 한풀 꺾인 것으로 보인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기업 등 6대 은행의 지난해 12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80조8190억원이다. 이는 전월인 11월 380조6383억원보다 1807억원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이들 6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31조7698억원이 늘었다. 월평균으로 치면 2조6475억원이 달마다 늘어난 셈이다. 지난 7월에 4조2018억원이 늘어 가장 많이 늘어난 반면 12월 증가액이 가장 적었다.
12월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지난해 월평균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에 견줘 15분의 1수준으로 둔화했다. 이러한 증가액은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지난 2010년 이래로 12월 기준으로는 가장 적다. 지금까지는 지난 2010년 1조8347억원이 최저였다.
대출 증가세 둔화에는 부동산 시장 침체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는 9465건으로 같은 해 4월(8460건)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금리가 크게 오른 점도 악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해 10월 말고 비교해 12월 금리가 0.36%포인트 상승하는 등 4대 시중은행 모두 금리가 가파르게 올랐다.
농협은행을 포함한 5대 은행의 평균금리는 지난 8월 2.74%에서 11월 3.28%로 석 달 만에 0.54%포인트나 상승했다.
금리가 오르는데 높은 집값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가격은 4.22% 상승했는데 이는 2006년 이후 2015년(5.56%)을 제외하고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금융기관의 건전성과 대출자의 상환능력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주기적으로 진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정부의 가
올해는 가계대출이 더 쪼그라들 수 있다. 은행들이 대부분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두면서다. 은행들은 올해 가계부채를 6%대로 늘리겠다는 자체 계획을 수립한 상태다. 지난해 증가율은 10% 안팎이었다. 주택담보대출은 가계대출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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