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글로벌제약사와 맺은 기술 수출 계약 중 몇 건이 차질을 빚으면서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신약에 대한 기대감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임상 마무리 단계에 있거나 국내외 보건당국에 허가를 신청한 신약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1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은 퇴행성 관절염치료제 '인보사'를 올해 중 국내 신약으로 허가받아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해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 신청을 했던 '인보사'는 세포 유전자 치료제로서 국내 최초로 품목허가를 신청한 사례이며 동종세포 유전자 치료제로도 세계 최초다. 세포 유전자 치료제란 치료 효과가 있는 유전물질을 갖고 있는 세포를 활용해 만든 치료제를 뜻한다.
인보사는 정상 연골세포와 형질 전환 연골세포를 3:1 비율로 혼합, 주사해 퇴행성 관절염을 치료한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기존 퇴행성 관절염 환자는 경증이면 약물치료, 중증의 경우 수술 치료를 받아야 했으나 인보사는 단 1회 주사만으로도 1년 이상 통증 완화 효과와 관절기능의 활동성이 증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국내 임상 과정을 통해 통증 완화, 무릎 퇴행 억제, 연골 개선 효과를 확인했고 치료제로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검증받았다.
조기 발견이 어려운 데다 치료도 쉽지 않아 '침묵의 살인자'로 불렸던 C형간염에 대해 100% 가까운 완치율을 보이는 치료제들도 시중에 나올 예정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예방 백신도, 마땅한 치료법도 없던 C형간염이 신약의 등장으로 극복 가능한 병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
다국적제약사 애브비는 지난해 11월 미국간학회에서 간경변이 있는 만성 C형간염 환자를 대상으로 '비키라팩'에 대한 임상연구를 진행해 100% 완치 효과를 입증했다고 발표했다. 임상에 참여한 백승운 삼성서울병원 간암센터 교수는 "12주의 치료 후 특별한 부작용 없이 모든 바이러스가 환자의 체내에서 제거된 것을 확인했다"며 "특히 국내 C형간염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유전자형 1b형에 대한 임상 결과라 더욱 의미있다"고 설명했다.
애브비는 식약처에 비키라팩의 품목 허가를 신청하고 허가를 기다리는 중이다. 출시는 이르면 올해 이뤄질 수도 있다.
면역체계 이상으로 발생하는 난치성 피부질환인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시장에는 부작용이 적은 생물학적 제제 등장이 예고되고 있다. 현재 아토피 치료에는 항히스타민제, 면역조절제, 스테로이드제 등이 주로 사용되는데 기존 치료제들은 신부전 같은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위험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제약사들은 생물학적 제제를 통한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특히 사노피의 '듀필루맙'은 최근 3상 임상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올해 미국내 허가가 점쳐지고 있어 주목된다.
사노피 측은 최근 중등도 또는 중증 아토피성 피부염 성인환자 1400명을 대상으로 16주 동안 진행된 대규모 3상 임상시험에서 듀필루맙이 투여된 그룹은 2주 안에 환부의 극심한 가려움이 진정되기 시작해 한두 달 후 사라졌으며 피부 발진도 소멸하는 등 획기적 효과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면역항암제는 올해도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방사선 요법이나 항암제 등 직접적으로 암세포를 공격하는 기존 치료법이나 약물과 달리 환자 면역력을 강화해 암을 치료하도록
업계에서는 다국적 제약사 BMS의 '옵디보'와 MSD의 '키트루다'에 이어 새로운 치료제가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신라젠이 '펙사벡'에 대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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