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예상되는 정유업계가 올해는 '중국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정부가 경유 품질 규제를 강화하면서 국내외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이 직접적 경쟁자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16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올해 석유제품 수출 쿼터를 1240만t으로 정했다. 이는 지난해 2140만t에서 900만t 감소한 규모지만 우리 정유업계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올해부터 중국 정부가 자국산 경유의 황 함량 규제를 기존 50ppm에서 10ppm으로 한국과 동일한 수준으로 맞췄기 때문이다. 수출 쿼터 감축으로 중국산 경유는 수출 물량은 줄어들지만, 국제 시장에서 한국산 경유와 대등한 품질로 경쟁할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산 경유가 국내로 유입되는 것도 악재다. 국내 정유업계는 지난해 중국 정부가 황 함량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을 때부터 중국산 경유 수입을 우려했다. 중국 내 석유제품 공급 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중국 업체들이 원가 이하로 경유 물량을 밀어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바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한국 정유사들의 정제 효율은 중국 뿐 아니라 글로벌 정유업계와 비교해도 우수한 편"이라며 "중국산 경유가 국내에 들어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다만 국제 시장에서 마진 악화는 우려했다. 그는 "만약 중국 정부가 자국산 경유 수출을 늘리기 위한 보조에 나선다면 우리 정유업계도 치열한 가격 경쟁에 나서야 한다"고 토로했다.
반면 중국 정부가 '찻주전자 정유공장(Teapot Refinery)'으로 불리는 소규모 정유업체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우리 정유업계에 호재다. 중국 정부는 일산 4만배럴 이하의 소규모 정유업체를 이번 수출 쿼터 배정에서 배재했다.
지난해 중국의 소규모 정유업체들이 가동률을 높이고 국제 석유제품 시장에 물량을 쏟아내면서 정제마진(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운송·운영 비용을 뺀 값)은 국내 정유사들의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3~5달러 선까지 축소되기도 했다.
증권업계는 올해 중국의 소규모 정유업체가 국제 시장에 물량을 내놓지 못하면서 정제마진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 정제마진은 중국 소규모 정유공장의 가동률 축소와 점진적 유가 상승에 힘입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정부의 석탄화학 규제가 이어지는 것도 정유업계가 반길만한 일이다. 정유업체들이 파는 화학제품 가격도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 정부는 연간 석탄채굴 조업일수를 기존 330일에서 276일로 줄였다.
이후 중국 석탄화학업체들은 석탄가격 상승의 직격탄을 맞아 가동률이 하락했다. 석탄화학 제품 공급이 줄어들면 정유사들이 파는 납사 가격도 따라 오른다. 정유사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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