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 브랜드 '정관장'을 앞세운 KGC인삼공사가 건강기능식품 업체 최초로 매출 1조원대를 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1999년 한국담배인삼공사에서 독립 법인으로 분사한 이래 17년 만에 나온 역대 최대 실적이다.
25일 인삼공사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약 20% 신장한 총 1조107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이번 매출 1조원 달성은 각종 악재를 극복하고 이룬 성과라 더욱 의미있다. 2011년 매출 9400억원으로 '1조 클럽' 가입을 목전에 뒀던 인삼공사는 경기 침체의 여파와 다양한 경쟁제품의 홍수 속에 한동안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4년 8226억원, 2015년 9178억원으로 반등에 성공했지만, '가짜 백수오 사태', 김영란법 시행 등 악재가 이어져 타격이 클 것이란 시각도 많았다.
인삼공사는 ▲2030 젊은 고객층의 확대 ▲다양한 전략제품의 출시 ▲건강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사회적 인식 변화 등이 어우러져 매출 1조원 달성을 이룰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과거 40~50대들이 홍삼을 주로 찾았다면, 요즘은 20~30대까지 고객층이 확대되는 추세다. 건강을 위협하는 환경적 요소들이 늘고, 특히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등으로 개인의 건강을 중시하는 문화가 형성되면서 젊은 사람들도 홍삼을 많이 찾기 시작했다. 인삼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홍삼 구매 고객 가운데 2030세대의 비율은 전년 대비 36% 증가한 17.7%를 기록했다.
젊은 고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상품 '홍삼정 에브리타임'은 전년 대비 매출이 188% 신장하며 '대박'을 쳤다. 언제 어디서든 쉽고 간편하게 홍삼을 먹을 수 있도록 스틱형으로 개별 포장한 점이 주효했다. 지난해 홍삼정 에브리타임 구매 고객 가운데 2030세대의 비중은 27.9%로 전년 대비 188%나 늘었다.
소비자 트렌드를 면밀히 분석한 전략 제품도 성장세를 견인했다. 여성 소비층을 겨냥한 '화애락' 브랜드가 대표적이다. 젊은 여성부터 갱년기 여성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연령대에 맞춰 '화애락진' '화애락본' '화애락큐' 등 알맞은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을 앞세워 전년 대비 매출이 180.4% 신장했다. 중년 남성을 위한 '정관장 홍천웅'은 4050세대 남성들에게 인기를 끌어 매출이 지난해보다 34.2% 성장했다.
우려와 달리 김영란법의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층의 다양해진 것은 물론, 최근 자신의 건강을 챙기기 위해 홍삼을 직접 사서 복용하는 '나를 위한 선물' 트렌드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영란법이 시행된 9월 28일 이후 인삼공사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삼공사 관계자는 "심각해지는 미세먼지와 메르스·독감 유행 등 건강 이슈가 부각되면서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며 "가짜 백수오 사태 등의 여파로 브랜드 신뢰도를 따지는 소비자가 늘어나 믿을 수 있는 홍삼 정관장의 가치가 더욱 인정받은 것도 매출 신장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역대 최대 실적을 발판삼아 KGC인삼공사는 올해 화장품·자연소재 건강식품 등 헬스 앤 뷰티 신사업을 적극 확대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종합건강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자회사에서 운영했던 프리미엄 홍삼 화장품 '동인비'를 자체 브랜드로 편입하고 사업을 본격화한 것이 눈에 띈다. KGC인삼공사는 에센스를 비롯한 기초화장품에 집중해 대표제품 '동인비 진에센스'를 필두로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티에이징' '안티폴루션' 등 홍삼의 피부미용 효과를 극대화한 신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면세점 매장을 점차 늘려 52조 규모 중국 화장품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한다.
2010년 론칭한 자연소재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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