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숭례문의 경비에는 화재 감지 시스템은 물론 CCTV조차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규해 기자가 보도합니다.
흉물로 변해버린 국보 1호 숭례문.
숭례문 누각 안은 일반인 접근이 금지돼 있지만, 야간에는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오전부터 오후까진 구청 관계자가 상주하며 관리하지만 야간에는 사설경비업체의 무인경비시스템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적외선 감지기 6대와 CCTV 4대가 설치돼 있었지만 방화 용의자가 이용했을 계단이나 누각 등은 사각지대로 방치돼 있었고, 화재 감지기는 설치조차 돼있지 않았습니다.
순찰도 새벽시간대에 직원 한명이 잠깐 점검하는 것이 고작입니다.
문화재청에서 문화재 훼손 등을 이유로 숭례문 내부의 CCTV 설치를 막아 경비의 사각지대가 생겼고, 순찰 등은 계약 조건에 없었다는 것이 경비업체의 설명입니다.
☎인터뷰 : KT텔레캅 관계자
-"적외선 감지기만 갖췄기 때문에 이게 화재인지 모르는거죠. 그렇기 때문에 경찰과 소방서에 통지를 왜 안했냐고 하면 그건 아닌거죠."
침입 감지 이후의 대응도 부실했습니다.
경비업체측은 경보가 울린 직후 출동했다고 밝혔지만, 제보에 의해 출동한 소방관들보다도 도착이 늦었습니다.
화재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던 만큼 소방당국이나 경찰에 연락을 하지않은 것은 물론이었습니다.
☎인터뷰 : KT텔레캅 관계자
-"방화에 의해서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저희가 책임을 질수 없다는 계약을 했습니다. 저희들의 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면책사항이라...남대문이 1~2억되는 부분도 아니고요."
사회공헌 차원에서 무료로 국가중요 문화재의 경비를 맡았다는 사설 경비업체.
하지만 그 취지가 무색한 허술한 관리로 국보 1호의 처참한 붕괴에 따른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mbn뉴스 정규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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