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세계 최대 탄소나노튜브 공장 구축…신소재 정조준

↑ LG화학이 최근 가동을 시작한 전남 여수의 탄소나노튜브 생산설비.

LG화학이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탄소나노튜브 생산설비를 가동하며 차세대 소재 시장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화학은 전남 여수 공장에 약 250억원을 투자해 구축한 연산 400t 규모의 탄소나노튜브 전용 생산설비가 본격적인 제품 양산에 돌입했다고 31일 밝혔다. 탄소나노튜브는 구리와 동일한 전기 전도율, 다이아몬드와 동일한 열 전도율, 철강의 100배에 달하는 강도 등 기존 소재보다 뛰어난 물성을 자랑한다. 2차전지, 항공기 동체 소재 등 활용 영역이 넓어 꿈의 신소재라고 불린다.
이번 공장 구축으로 LG화학은 중국 SUSN시노텍(600t), 미국 C-나노(500t), 일본 쇼와덴코(500t)에 이어 세계 4위의 탄소나노튜브 양산 규모를 갖추게 됐다. 또 이 분야 선도 업체인 벨기에 나노실(400t), 프랑스 아르케마(400t)와도 어깨를 나란히 한다.
LG화학은 올해 전지용 소재로 탄소나노튜브 판매를 시작한 뒤 내년 말까지 공장을 풀가동하도록 판매를 늘릴 계획이다. 다양한 제품 라인업 구축을 통해서다. LG화학은 기존 분말 형태의 탄소나노튜브 제품 뿐 아니라 구매사가 사용하기 편한 압축 형태의 제품도 출시했고, 향후 액상 상태의 분산액 형태도 내놓을 예정이다.
오는 2019년 탄소나노튜브 생산설비의 추가 증설도 검토 중이다. 세계 탄소나노튜브 시장의 규모가 지난해 824t에서 오는 2020년 1335t으로 연평균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리튬이온전지의 양극 도전재로 탄소나노튜브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고 LG화학은 설명했다.
LG화학은 탄소나노튜브의 품질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자체 개발한 세계 최대 규모의 유동층 반응기를 통해 생산원가는 낮추고 순도·전도성·강도는 경쟁사보다 10% 이상 높였다고 LG화학은 강조했다. 지난 2011년 독자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개발(R&D)을 시작한 뒤 250여건의 특허를 확보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했다.
LG화학은 탄소나노튜브 분야에 발을 들인 뒤 ▲2013년 20t 규모 파일럿 양산 설비 구축 ▲2014년 컴파운드·전지용 제품 개발 ▲2016년 자동차용 전도성 플라스틱, 경량·고강성 플라스틱을 개발 및 CNT-알루미늄 복합체로 제품 수요처 확대 등 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
손옥동 LG화학 기초소재사업본부장은 "기존 범용 제품만으로는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없다"며 "향후 탄소나노튜브를 비롯해 유망 신소재 발굴을 위한 R&D에 적극 투자해 차세대 소재 시장을 선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