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LCC)를 찾는 승객이 크게 늘어나며 국내 최대 LCC 제주항공이 '도시락 장사'로 짭짤한 부수입을 올리고 있다.
통상 LCC는 모든 승객에 기본 기내식을 주는 대형사와 달리 따로 돈을 내면 각종 음식을 사먹을 수 있도록 해 비행기 푯값 이외에 추가 수익을 낸다.
15일 제주항공에 따르면 지난해 사전 주문 기내식은 총 4만4000개가 팔려 전년(2만2300개)에 비해 2배가 더 팔렸다. 하늘에서 먹는 밥이 '날개 돋힌 듯' 팔린 셈이다.
제주항공은 1~2만원선 밥값을 내고 출발 5일전까지 사전 주문해 사먹는 식으로 기내식을 운영하고 있다. 사전 주문 기내식 평균 가격이 1만 5000원선인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밥을 팔아서 6억 6000만원 어치 돈을 벌어들인 것이다.
여기에 사전주문 없이 기내에서 직접 사먹을 수 있는 '에어카페' 매출을 합치면 부가 수입은 훨씬 더 큰 것으로 추산된다. 에어카페 메뉴 중에는 컵라면이 10만 7000개가 팔려 베스트셀러에 등극했다. 캔맥주(10만 2000개), 청량음료(8만 6200개)를 찾는 승객도 많았다.
노선별로는 전체 기내식 21%가 가족 여행객이 많은 사이판 노선에서 집중됐다. 괌(18%), 태국 방콕(9%) 등 단체 여행이 많은 노선에서도 밥이 쏠쏠히 잘 팔렸다.
사전 기내식 품목별로는 스테이크가 전체 판매량 28%를 차지해 가장 인기가 많았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0월 비행기 조종사가 먹는 '파일럿 기내식'도 처음 선보였는데 호기심 많은 승객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한달 평균 500개씩이 팔리는 등 효자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가족 단위 근거리 국제선 여행족이 늘면서 저렴한 항공료에 기내식 정도는 즐기려는 젊은 층이 늘고 있다"
글로벌 LCC 사이에서는 유료 기내식이 이미 중요한 수입원으로 자리잡았다. 미국 LCC인 스피릿항공은 전체 매출에서 항공권 이외 부가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38.5%에 달한다. 아일랜드 라이언에어, 싱가포르 타이거항공, 영국 이지젯 등도 부가 수입 비중이 20% 안팎으로 높은 편이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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