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폭이 역대 1월 기준으로 2010년 이후 가장 작았다. 전체 실업자는 7개월 만에 다시 100만명을 넘었고, 제조업 일자리도 글로벌 금융 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7월 이후 가장 많이 사라졌다. 올해 고용 시장에 최악의 한파가 불어닥칠 것이란 전망이 현실화될 조짐이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취업자 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24만3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1월 실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2만2000명 증가한 100만9000명이었다.
비교적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제조업 취업자 수는 16만명이나 감소했다. 제조업에서는 새로 일자리를 얻은 인구보다 실직한 사람이 더 많은 상황이 작년 7월 이후 7개월 연속 계속되고 있다. 조선·해운 등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4대 업종 구조조정 여파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조선업이 작년까지 수주한 물량을 소진한 데 이어 올해도 수주 절벽에 맞닦뜨리게 되면 올해 상반기 내내 제조업 고용 사정은 나아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제조업에서 밀려난 이들은 자영업으로 대거 이동했다. 지난달 자영업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6만9000명 늘어나며 2012년 7월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40대 취업자 수가 모두 감소했지만 50대, 60대 이상 연령층에서 각각 11만9000명, 24만1000명 늘었다는 점에서 실직한 50대 이상이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자영업에 뛰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월별 자영업 취업자 수를 보면 제조업 취업자 수가 줄어드는 시기와 유사하게 작년 8월부터 계속 늘면서 그 증가폭도 계속 커지고 있다.
1월 청년 실업률은 전년 동월 대비 0.9%포인트 떨어진 8.6%였다. 채용 상황이 좋아진 게 아니라 경기 여건이 좋지 않아 기업들이 채용을 주저하자 청년층이 구직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실업률이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2월의 경우 실업률 상황이 더 악화될 전망이다. 졸업 시즌을 맞아 대학 졸업자가 쏟아져 나오고, 공무원시험 준비생들이 9급 공무원 공개채용에 대거 응시하면서
김지운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은 "최근 몇 년 간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서 전반적으로 총노동수요가 떨어졌다"며 "다만 1~2월 수출이 호조를 나타내고 있다는 게 위안이지만 고용은 후행 지표이기 때문에 2분기즈음에나 고용에 긍정적으로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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