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성 기름인 포화지방을 많이 섭취하게 되면 대장암의 씨앗인 선종 발생의 위험을 1.7배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소화기내과 김영선 교수, 가정의학과 오승원 교수,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지현 전문의 연구팀은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2,604명을 대상으로 식생활을 분석해 지방 섭취와 대장 용종 간의 관련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포화지방 섭취량에 따라 5개군으로 나뉘었을 때 포화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남성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대장 선종 발생의 위험성이 1.7배나 높았다. 반면 지방의 종류를 나누지 않고 분석했을 때는 유의한 관련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단순히 지방을 얼마나 섭취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종류의 지방을 섭취하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라는 뜻이다.
김영선 교수는 "서양 사람들에 비해 지방섭취 총량이 적은 한국인의 경우에도 포화지방을 과하게 섭취한다면 대장암 위험에 노출될 수 있음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오승원 교수는 "최근 고지방 다이어트가 유행하고 있는데, 단기적인 체중 감량의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무턱대고 지방 섭취를 늘리는 것은 장기적으로 대장암이나 심혈관질환 등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특히 대장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건강에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포화지방을 과하게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암 통계에 따르면 대장암은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많이 발생하고 있는 암으로, 그 원인으로는 식습관 변화가 첫 번째로 꼽히고 있다. 전통적인 한국 식단의 경우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서구식단에 비해 낮지만 최근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한국
대장선종은 대장에 생기는 혹인 대장 용종 중에서 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 조직소견을 가진 용종으로 대장암의 씨앗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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