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연임 후 첫 해외출장지로 독일 지멘스와 미국 GE를 선택했다. 지멘스와 GE는 스마트공장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앞선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권 회장이 지멘스·GE를 첫 출장지로 고른 이유도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를 스마트공장으로 탈바꿈시키고 포스코 전 계열사에 스마트 바람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포스코의 스마트 산업화를 권 회장이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출장이라는 설명이다.
포스코는 26일 권 회장이 이날부터 다음 달 초까지 스마트공장 선진기업인 지멘스와 GE를 차례로 방문한다고 밝혔다. 포스코 그룹의 스마트공장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최두환 포스코ICT 사장과 박미화 포스코 정보기획실장(상무)이 권 회장과 함께 출장 길에 올랐다.
스마트공장이란 기획·설계, 생산, 유통·판매 등 전 과정을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으로 통합해 생산시스템을 최적화한 공장이다. 우리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스마트공장 1만개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권 회장은 먼저 지멘스 방문해 스마트공장 분야를 책임지고 있는 클라우스 헴리히(Klaus Helmrich) 부회장과 롤랑드 부쉬(Roland Busch) 부회장을 만날 예정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멘스 암베르크 공장은 1000여개의 IoT 센서로 설비를 연결했다"며 "하루 5000만개의 데이터를 분석해 생산 공장을 최적함으로써 불량률을 40분의 1로 줄였다"고 말했다.
지멘스 일정 후 권 회장은 곧장 미국으로 이동해 GE디지털의 빌 러(Bill Ruh) 부회장과 면담을 갖고 스마트공장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GE는 항공엔진, 발전 터빈 등을 생산하는 전통적인 제조업에 IT(정보통신) 신기술을 융합해 공장내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스마트공장 선두 기업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권 회장은 선진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다양한 산업과 ICT(정보통신기술)를 융·복합해 '스마트산업'이라는 새로운 사업기회 창출 방안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이미 지난해 '스마트 솔루션 카운슬'을 만들어 그룹 주력 사업과 ICT를 융합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지난달부터는 광양제철소 2도금공장에 'AI 기반 도금량 제어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해 적용 중이다. 자동차강판 생산 핵심 과정인 용융아연도금(GCL)에 딥러닝 기법을 적용한 기술로 아연 도금량을 실시간으로 예측하고 정확하게 맞추도록 해 품질은 높이고 원가는 낮추는 일석이조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광양제철소 후판공장과 포항제철소 2열연 공장도 스마트공장, 스마트제철소로 거듭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포스코건설, 포스코에너지, 포스코ICT 등 주력 계열사도 스마트공장, 스마트 빌딩·도시, 스마트 에너지 등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지난 1월 신년사에서 권 회장은 "철강에서는 스마트공장 구축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그룹 사업에서는 스마트에너지·스마트빌딩·스마트타운 구축을 통해 새로운 사업역량과 브랜드 이미지를 창출하자"고 주문했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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