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구 윌로펌프 서울사무소에서 김연중 대표가 대표이사 취임 10년을 맞아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 = 윌로펌프] |
글로벌 펌프 및 펌프 시스템 시장 2위인 독일 윌로SE 한국법인 윌로펌프의 김연중 대표는 10년간 기업을 이끌어온 소회를 이렇게 말했다. 오는 26일 대표이사 취임 10주년을 맞는 김 대표는 "취임 당시만해도 매출이 꺾인 상태였고 재무 상황도 좋지 못했다"며 "전체적인 조직 개편, 업무 효율화,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린 결과 지금은 독일 본사에서도 한국법인을 벤치마킹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취임 후 김 대표는 이듬해 가장 먼저 대리점에 의존하는 영업 체계를 개선했다. 대리점 관리만 하던 영업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해 본사 차원에서 직접 영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프로젝트영업부를 새로 꾸렸다. 음용수 공급, 정화처리, 오폐수 처리 등 수처리에 필요한 전반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워터 매니지먼트 사업, 공장의 수처리 시설에 들어가는 펌프와 펌프시스템을 일괄적으로 마련해주는 인더스트리 사업 등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하는 대규모 프로젝트 사업은 본사가 책임진다. 당시 독일 본사에서도 도입되지 않았던 사업 모델이었다. 김 대표는 "설계 작업부터 제품 판매까지 고객사와 함께하는 프로젝트 사업은 전문적 지식이 요구돼 대리점에서 하기 힘들다"며 "고객사들에게 세일즈 마케팅을 직접해주니 대리점 매출도 함께 뛰는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취임 첫해 1085억 매출에서 이듬해 1199억까지 매출을 끌어올리며 윌로펌프를 본 궤도에 올려놓은 김 대표는 2013년 4000만 달러를 본사로부터 투자받아 부산 미음지구에 신공장을 설립했다. 연면적 3만 1890㎡ 규모로 연간 생활용 펌프 100만대, 산업용 펌프 1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본사 투자를 이끌어낸 배경에는 김 대표가 재임기간 동안 보여준 성과 뿐 아니라 구체적인 사업계획과 비전이 있었다. 김 대표는 "국내에 설립된 공장이 이미 있었기 때문에 처음엔 그룹에서도 투자에 부정적이었다"며 "하지만 구체적인 사업계획과 비전을 갖고 그룹을 설득한 끝에 투자를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본사는 2015년 7월 프랑스 법인에 있던 생활용 펌프 R&D센터를 부산공장으로 이관해주며 김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2009년부터 2015년까지 평균 매출 성장률 5%을 보이며 지속적으로 성장한 윌로펌프는 작년 잠정 매출 1883억을 달성,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올렸다. 2020년 매출 2200억원을 목표로 잡은 김 대표는 원가 절감을 통해 중가형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펌프 시설에 대한 유지보수 서비스 확대, 생산·서비스의 디지털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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