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7조원 가까이 쏟아붓는 정부, 대우조선 살아날 가능성 있을까?
↑ 대우조선해양/사진=연합뉴스 |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는 이번이 끝일까.'
정부가 벼랑 끝 유동성 위기에 몰린 대우조선해양에 신규 자금과 출자 전환 등 6조7천억원이 넘는 금액을 전격 지원하기로 함에 따라 추가 지원 없이 이번 상황이 마무리될지에 관심이 쏠립니다.
금융당국이 '혈세를 쏟아붓는다'는 비판적인 여론 속에서도 이번 지원을 결정한 것은 결국 대우조선을 당장 죽이는 것보다는 살려놓는 게 여러모로 국익에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대우조선이 정부의 기대대로 살아나려면 '조선업계 업황 회복'이라는 전제가 실현돼야합니다.
대우조선은 외부 도움이 없으면 당장 다음 달 이후 도산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게 업계 분석입니다.
대우조선은 다음 달 4조4천억원 규모의 회사채가 만기를 맞습니다.
올해 총 9천400억원, 내년 5천500억원, 2019년 600억원 등 1조5천500억원 규모의 회사채와 기업어음을 막아야 합니다.
2015년 지원받은 4조2천억원은 이미 대부분 써 버렸습니다. 지금 남은 금액은 4천억원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와중에 실적은 바닥을 기고 있습니다.
지난해 연결기준 잠정 실적이 매출액 12조7천374억원, 영업손실 1조6천89억원, 당기순손실 2조7천10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2013년부터 4년 연속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입니다.
특히 정부안 대로 채무재조정이 이뤄지지 못해 워크아웃과 법정관리의 장점을 결합한 사전회생계획제도(P-플랜) 등이 가동될 경우 대우조선은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됩니다.
수주산업인 조선업 특성상 기업이 워크아웃과 같은 상황에 돌입하면 기존 계약이 파기되고 신규 수주가 사실상 불가능해집니다. 현재 대우조선이 수주한 배는 총 110척으로 1년반 정도 버틸 수 있는 일감입니다.
이에 업계에서는 '제2의 STX조선 사태'가 터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한때 수주잔량 기준으로 세계 4위까지 올랐던 STX조선은 지난 2013년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에 돌입했습니다. 채권단이 공동관리한 이후에만 4조5천억원의 천문학적 자금을 투입했지만 결국 지난해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대우조선이 STX조선과 달리 정상 궤도에 다시 올라서려면 결국 조선업황 회복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금융당국도 내년 이후에는 조선업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 속에 이번 지원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우조선의 회생은 조선업계 '수주절벽'이 1~2년 이내에 해소될 수 있는지에 달린 셈입니다.
올해 상황은 아직 불투명합니다. 현재까지 액화천연가스(LNG)선 2척,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척 등 총 4척 5억2억만달러를 수주하는데 그치는 등 답보 상태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조선업계에 지난해 말 '수주절벽'의 바닥은 찍었다는 공감대가 퍼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올해 하반기 이후부터는 본격적으로 실적이 회복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콘테이너나 LNG 운반선 등 상선 분야는 그간 세계적으로 선복(화물적재 공간) 과잉에 시달렸으나 최근 어느 정도 해소됐습니다. 노후 선박이 많이 해체됐고 신규 발주량이 줄어들면서입니다.
조선업계 경기는 국제 유가와 밀접합니다.
지난해 배럴당 40달러선에서 등락을 거듭하던 국제 유가는 최근 50달러선을 오르내리고있습니다. 유가가 오르면 시추 사업이 활발해지기 때문에 해양플랜트나 드릴십 등에 대한 수요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습니다.
세계 경기가 조금씩 회복되면서 물동량이 늘어나는 상황도 관련 상선 수요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2020년 이후 선박 배출가스 관련 국제 규제가 강화되는 점도 장기적으로 조선업계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입니다. 청정 연료인 LNG 선박을 도입하려는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다만 선박 제조용 철판인 후판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는 점이나 국제 유가와 세계 경기 전망이 여전히 불확실한 점 등은 조선 경기 회복에 부담입니다.
홍성인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앞으로 세계 경기의 회복 수준이 상선과 해양플랜트 발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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