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추진했던 지주회사 전환작업을 당분간 진행하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24일 서울 서초동 삼성서초타운에서 열린 제4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주회사 전환은 지금으로서는 실행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검토 과정에서 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존재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인 권 부회장은 "지주회사 전환 등 사업구조 검토는 주주와 회사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의사결정"이라며 "법률, 세제 등 다양한 측면에서 검토를 하고 있으며 그 결과를 주주들에게 공유하겠다"고 덧붙였다. ▶매일경제신문 3월 24일자 1면·21면 참조
이 같은 입장표명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11월말 이사회에서 지주회사 전환을 검토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한 뒤 4개월여만이다. 당시 삼성전자는 지주사 전환에 따른 다양한 이슈 검토에만 6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밝혀, 올해 5월이 되면 구체적인 결과와 함께 본격적인 추진이 예상됐었다. 하지만 이날 권 부회장의 발언은 당초 약속한 6개월의 검토 기간이 끝나더라도 당분간은 지주회사 전환 작업이 사실상 쉽지 않다고 밝힌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최근 지주회사 전환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했던 삼성그룹 관련주들이 일제히 급락했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으로 꼽혀온 삼성물산과 삼성SDS가 장중 한때 6~8%까지 급락세를 보였다. 장초반 상승세를 보였던 삼성전자도 하락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지주회사와의 합병 가능성을 이유로 삼성물산이 지배구조 개편의 최대 수혜주로 분석했었다. 삼성SDS도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수혜수로 꼽혔다. 삼성전자 지주회사가 추가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삼성SDS IT서비스 부문과 합병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삼성 관련주들이 일제히 하락하자 전날 올해 장중 최고치까지 치솟았던 코스피마저 흔들렸다. 외국인들이 매수
한편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날 총 924개 상장사가 정기 주주총회을 실시했다. 코스피 상장사만 416개사에 달했고, 코스닥 498개사, 코넥스 10개사 등에서 주총을 열었다.
[송성훈 기자 /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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