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벤처가 하드웨어의 글로벌 진출 가능성을 보여줬다면 이제는 서비스의 해외 진출을 이룰 때다." 변대규 네이버 신임 이사회 의장은 최근 매일경제와 한 단독 인터뷰에서 "네이버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고 있는 기업"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에 이어 지난 17일 네이버 이사회 의장에 선임된 그는 "이 전 의장이 '네이버를 이끌어달라'고 직접 연락을 했다"며 "원래 친했거나 계속 교류해온 사이는 아니었지만 유쾌한 경험이 될 것으로 생각해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두 사람 인연도 알려진 것처럼 벤처인 모임인 V소사이어티는 아니라고 했다. 변 의장은 "이 전 의장은 V소사이어티에 거의 참석한 적이 없다"면서 "90년대 말 한 포럼에서 인사를 나눈 정도가 거의 전부"라고 말했다. 변 의장은 "네이버 이사회에서 기꺼이 반대파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해진 이사가 안건을 내놓으면 그것과 다른 관점과 의견을 내놓을 것"이라며 "동조자가 아닌 제3자, 관찰자 마음으로 참여해야 성과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변 의장은 이 창업자 업적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서비스는 하드웨어보다 해외 진출이 훨씬 더 어렵다"면서 "일본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유럽과 북미까지 진출하려고 노력하는 이 전 의장 의지는 존중 받을만 하다"고 말했다. 변 의장은 "유럽 시장 진출에 성공한 내 경험과 이 의장의 일본 라인 성공 경험이 시너지를 내면 유럽 무대도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엔 '틈새' 시장 공략을 조언할 방침이다. 변 의장은 "셋톱박스처럼 유럽 포털 시장도 분명 틈새가 존재한다"면서 "네이버가 이를 공략하면 분명 성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드웨어 전문가로서 네이버 기술을 이끌 것이라는 추측에 대해 변 의장은 "오히려 내 관심사는 서비스"라고 답했다. 변 의장은 네이버가 30일 첫 공개하는 자율주행차 행사에도 참석
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분간 네이버 서비스들을 찬찬히 살펴보고 공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 의장은 "네이버 직원들이 김상헌 전 대표를 떠나보내는 모습을 보고 감동과 함께 부담도 느꼈다"며 "맡은 역할을 성실하게 수행해 나도 아름답게 마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찬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