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계 여윳돈 23조원 넘게 줄어

빚을 내 주택 구입에 나선 가계가 늘면서 지난해 가계 여윳돈이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국세 수입이 크게 늘면서 정부 곳간은 1년새 14조원 가까이 늘어 9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70조 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2015년(94조2000억원)보다 23조7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2012년(69조5000억원) 이후 4년 만에 최저치다.
순자금운용은 가계가 예금·보험·주식투자 등으로 운용한 돈에서 금융기관 차입금을 뺀 여유자금을 가리킨다.
지난해 가계는 저축, 주식 투자 등으로 213조 5000억원을 굴린 반면 금융기관으로부터 143조원을 빌렸다. 한 해 동안 자금운용액은 9조 5000억원 줄어든 반면 자금조달액은 역대 최대 증가폭인 11조 3000억원 늘었다. 즉 가계가 금융기관 차입은 늘리면서 운용은 줄인 것이다.
가계 여윳돈이 줄어든 것은 주택구입과 자영업 등 사업자금을 위해 차입을 늘린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로 국민계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주거용건물 구입금액은 91조8352억원으로 전년(74조7346억원)과 비교해 17조원 이상 늘었다.
정부 여윳돈은 크게 늘었다. 지난해말 정부 순자금조달 규모는 34조원으로 2007년(43조4500억원) 이후 9년 만에 가장 많았다. 자금조달액은 46조1000억원, 자금운용액은 80조1000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9조1000억원, 5조2000억원 감소했다.
정부 여윳돈이 늘어난 이유는 세금 징수액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 국세 수입은 242조 6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1.3%(24조7000억원) 증가했다.
[부장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