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열린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10 꼬르소 꼬모' 서울 전시회 오프닝 매장 |
패션과 문화를 접목해 소비자들의 발길을 잡는 패션업계의 시도가 활발해지고 있다. 일부 협업 마케팅을 진행하거나 매장 한쪽에서 진행했던 소규모 행사에서 진화했다. 최근에는 매장 전체를 하나의 전시회로 탈바꿈한다. 브랜드에서 직접 초청한 유명 아티스트, 디자이너들은 특별 소장품을 공개하고 개인전을 개최하는 등 다양하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10 꼬르소 꼬모' 서울은 매년 올해의 문화 키워드를 설정해 이와 관련한 전시회를 열고 있다.
올해는 '젊음'을 전면에 내세웠다. 1970년대 영국은 물론 전 세계의 집중을 받았던 '펑크(PUNK)'와 그 문화의 중심에 있었던 다양한 인물들을 담은 '펑크 인 브리튼(Punk in Britain)' 사진전을 준비했다. 한국 패션 디자이너이자 펑크룩의 대명사인 브랜드 '나인티나인퍼센트이즈'의 디자이너 박종우가 직접 꾸민 전시회 속 작은 전시회도 열린다. 박 디자이너가 유년기부터 소장했던 잡지, CD, 의류, 액세서리 등 펑크 관련 자료들을 10 꼬르소 꼬모 전시회를 통해 첫 공개한다.
이외에도 사이먼 바커, 데니스 모리스, 레이 스티븐슨, 카렌 노르 등의 사진 작품과 존 티베리의 영상 3편과 사진, 제이미 리드의 콜라주와 그래픽 이미지 등을 매장에서 만날 수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다양하게 꾸민 작품 전시로 단순히 옷을 판매하는 매장이 아니라 문화를 선도하는 '콘셉트 매장'으로 브랜드 가치를 정립할 수 있다"면서 "또한 10 꼬르소 꼬모가 이탈리아에 이어 해외 첫 편집숍이 서울에 생긴 만큼 K패션의 격을 알릴 수 있어 그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톰보이의 스튜디오 톰보이 또한 매해 새로운 콘셉트의 전시·기획으로 브랜드 가치를 알리는 곳 중 하나다.
다음달 30일 까지 전국 주요 매장에서 스웨덴 출신의 사진작가 안드레 울프(Andre Wolff)의 사진전 '킹스오브 파로'를 동시에 공개한다. 파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사진작가 안드레 울프는 션을 비롯 인물, 다큐멘터리 사진의 경계를 넘나들며 대중 문화 예술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탈리아 카프리 섬을 배경으로 특유의 감성과 독특한 색감이 스튜디오 톰보이의 브랜드 색깔과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태진인터내셔날의 루이까또즈는 지난해 브랜드 최초로 모더니스트 가든·왕의 꽃·보태니컬 가든 등 세 가지 주제의 스카프 전시회를 열었다. 실크·면·극세사 캐시미어·린넨 스카프 66종을 선보였다. 신제품과 특별 한정판 스카프를 공개하고 전시된 제품을 최대 30% 저렴하게 판매하기도 했다. 이어 올 봄·여름(S/S) 컬렉션 쇼케이스에서는 1950년대 프랑스 문화와 건축, 예술을 브랜드 가치로 재해석하는 등 패션과 문화를 접목한 판매 전략을 골몰하고 있다.
패션업체가 문화 콘텐츠에 브랜드 가치를 녹이려는 시도는 수익성 향상보다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목적이 더 크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티스트와 손을 잡음으로써 브랜드의 인지도를 올리고 마니아층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시회를 통해 한정판으로 협업 컬렉션을 출시했을 때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업계에서는 긍정적인 효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
[디지털뉴스국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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