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니와 샤프가 차세대 LCD 생산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함에 따라 한국 경제에 적잖은 피해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4년간 소니와 협력해 LCD 공장을 함께 운영해온 삼성전자는 상당한 타격을 입을 전망입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정규해 기자!!
앵커1)
일본 업체들이 본격적인 합종연횡에 나서면서 국내업체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상당한데요. 특히 삼성전자가 크게 긴장하고 있죠?
기자1)
네, 그렇습니다.
일본 소니가 삼성전자가 아닌 일본 샤프와 차세대 LCD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함에 따라 삼성전자는 비상이 걸렸습니다.
소니는 지난 4년간 LCD 공장을 함께 운영해온 삼성전자를 제쳐 놓은 채 샤프와의 차세대 LCD 공장 합작을 발표했는데요.
한마디로 소니가 차세대 시장에서는 더 이상 삼성전자와 사업을 같이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입니다.
물론 소니에서는 아직 협력할 수도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아주 조건이 나쁘거나 무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는 유·무형의 커다란 손실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요.
세계 전자업계 판도 역시 국경을 넘나드는 협력관계에서 '국내 기업 대 일본 기업' 식의 치열한 맞대결 구도로 바뀌게 될 전망입니다.
앵커2)
삼성전자는 물론 우리 경제에 미치는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죠.
기자2)
네, 먼저 삼성전자는 엄청난 규모의 차세대 LCD 라인 투자 비용을 고스란히 부담해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차세대인 10세대 LCD라인은 조만간 다가올 60인치대 LCD시대를 열어줄 공장으로 건설비용만 약 5조원으로 추산되고 있는데요.
그동안 신규 LCD 공장 건설 때마다 삼성전자와 소니가 절반씩 비용을 분담해온 점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는 2조 5천억의 추가 부담이 불가피한 셈입니다.
더욱이 경기변동 폭이 매우 큰 LCD 업종 특성을 고려할 때 현금동원력이 탁월한 삼성전자라도 단독 투자하기에는 버거운 규모입니다.
결국 삼성전자는 10세대 LCD생산라인을 짓기 위해 새로운 파트너를 찾거나 투자를 아예 유보해야 하는 상황인데요.
상황이 여의치 않아 10세대 투자가 장기간 유보되거나 무산된다면 5조원에 달하는 투자효과는 허공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또 5조원의 국내 투자로 발생할 5000여명의 고용기회는 물론 부품업체로의 설비 발주도 사라져 중소기업까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10세대 라인 가동시 발생되는 약 4조원의 연매출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소니로의 수출분 2조원도 사라지게 됩니다.
특히 10세대 LCD에서 일본 추격을 허용할 가능성이 커 세계 디스플레이시장에서 40%를 차지하며 1위를 달리고 있는 한국의 입지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앵커3)
소니의 이번 결정으로 일본 업체와 한국업체의 경쟁구도가 확대될 전망이죠?
기자3)
네, 그렇습니다.
이번 소니의 결정은 일본 전자업체들의 반 한국 기업 분위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인데요.
일본 전자기업들은 1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음에도 최근 10년 사이 한국 전자업체들에 잇따라 세계 선두 자리를 내줬습니다.
80~90년대 휩쓸었던 메모리반도체시장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에 내줬고 30여년 전에 LCD 제품을 내놨던 샤프는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에 계속 밀려 왔습니다.
최근엔 소니 역시 패널은 협력하고 있지만 디지털TV의 시장 정상 자리를 삼성전자에 빼앗기면서 절치부심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최근 일본 전자업체들은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며 권토중래를 다짐해 왔습니다.
앵커4)
LCD뿐 아니라 반도체 분야에서도 일본과 대만업체들의 공세가 심하다죠?
기자4)
먼저 도시바는 삼성전자에 이어 플래시 메모리 세계 2위인 도시바는 제휴사 샌디스크와 함께 올해부터 3년간 10조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쏟아 부을 계획입니다.
투자가 완료되면 월 20만장 안팎인 도시바의 낸드플래시 생산능력이 2012년엔 지금보다 4배가량 상승하게 되고 양산기술의 차이도 거의 사라지게 됩니다.
또 일본 내 유일한 D램 생산업체 엘피다도 대만 업체 파워칩과 함께 약 1조 3000억원을 들여 300㎜ 웨이퍼 기준 라인 4개동을 짓고 있습니다.
엘피다는 현재 시장점유율이 10% 정도에 불과하지만 매출 대비 설비투자 비율을 최근 몇 년간 40% 넘게 유지하며 덩치를 키우며 삼성 추월을 외치고 있습니다.
특히 LCD분야에서 일본 기업끼리 뭉치면서 일본 기업 단결이라는 분위기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5)
그렇다면 일본 업체들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 기업들의 전략 수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자5)
네 그렇습니다.
실제 최근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 등이 속한 한국 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국산 장비 공동 사용과 부품 소재 개발 지원을 협회를 중심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올해 핵심 소재와 장비 경쟁력 강화를 통해 국내업체들간의 협력을 공고히 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삼성전자 협력사들과, LG필립스LCD는 LG필립스LCD의 협력사들과만 거래하는 것이 관례처럼 돼 있었는데요.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
하지만 일본업체들이 합종연횡을 통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선만큼 국내 업체들도 원활한 협력 체재 구축을 통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산업부 정규해 기자와 얘기 나눠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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