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폭이 40만명대로 올라서며 1년 3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46만6000명 늘었다. 2015년 12월(49만5000명) 이래 가장 큰 증가폭이다. 40만명대를 기록한 것도 이때 이후 처음이다.
양적으로는 이처럼 고용 시장 여건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보이지만, 업종별로 따져 보면 희비가 명확히 갈렸다. '좋은 일자리' 비중이 높은 제조업 일자리는 9개월째 줄고 있어 질적으로 개선됐다고 보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전체 일자리 증가를 이끈 건 건설업과 도·소매업 등 서비스 업종이었다.
건설업 취업자 수는 3월에만 1년 전에 비해 16만4000명 늘었다. 앞서 1월 8만5000명, 2월 14만5000명에 이어 3월에 증가폭을 키웠다. 건설업이 올 1분기 내내 많은 일자리를 창출한 까닭은 2014~2015년 쏟아져 나온 아파트 분양 물량이 마무리 공사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준공 시기가 다가오면서 일손이 평소보다 더 필요해 고용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일용직 근로자가 지난달에 5만8000명 증가한 것도 이 같은 건설업 호조에 따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지난해 아파트 입주 물량은 29만3000호였고, 올해도 37만6000호가 입주를 기다리는 것으로 추산됐다.
도·소매업도 지난달 1년 전에 비해 11만6000명을 추가 고용했다. 1분기 내내 10만개 넘는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지난해 1분기 이 업종에서 4만~6만개 씩 일자리가 사라진 데 따른 기저효과가 통계치에 영향을 미친데다, 작년 말부터 서비스업 생산이 조금씩 살아났던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김이한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과장은 "올해 1~2월 서비스업 생산이 2%대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고령화로 교육·보건 쪽에서도 지속적으로 노동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임금 수준으로 비교적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제조업은 지난달에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7월부터 고용 감소세에 접어들더니 지난달에도 8만3000개 일자리가 없어졌다. 지난 1월 16만명까지 확대됐던 감소폭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는 점만이 위안거리다. 김지운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조선업 등의 구조조정 여파로 제조업 고용 여건이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다만 반도체 등에서의 수출 실적 호조로 전체적인 제조업 고용 감소폭은 완화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영업으로 빠지는 인구가 조금 줄었다는 것도 3월 고용시장에서 긍정적인 점이었다. 자영업자는 지난해 8월부터 부쩍 늘기 시작해 올 2월 전년 동월 대비 21만3000명까지 증가했지만, 3월에는 12만7000명 증가에 그치며 증가폭을 축소했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임금 근로 일자리가 부족할 때는 자영업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는데, 최근 제조업에서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진행되는 등으로 여건이 나아지다 보니 자영업자 증가폭이 둔화되고 임금근로자로 취업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업자 수는 114만3000명을 기록했다. 올 1~3월 내내 100만명을 웃돌고 있지만 앞선 1~2월은 전년 동월 대비 실업자 수가 증가했으나 3월 들어서는 1만2000명(1.1%) 줄어 전체적인 사정은 나아졌다. 실업률 역시 이런 추세대로 전년 동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한 4.2%였고, 청년(15~29세) 실업률도 11.3%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0.5%포인트 내려갔다.
3월 고용 시장이 다소 나아진 모습이지만 지난해 역대 최악의 고용 한파를 몰아낼 정도로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게 전문가 판단이다. 대우조선해양의 구조조정 문제가 여전한 걸림돌로 남아
[김세웅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