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재건축을 앞둔 아파트 단지에는 오래된 아름드리나무들이 많은데요, 공사를 하게 되면 모두 베어내야 합니다.
결국, 비용이 문제인데 다른 대안은 없는지 신동규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기자 】
곳곳에 잘려나간 나무들이 즐비합니다.
지난 2013년, 서울 반포동의 한 아파트 재건축 현장 모습입니다.
지금은 위풍당당한 모습을 자랑하는 다른 재건축 아파트 단지의 나무들도 비슷한 처지에 놓일 운명입니다.
주민들도 아쉬움을 토로합니다.
▶ 인터뷰 : 박완석 / 재건축 아파트 주민
- "서울시에 이런 환경이 어디에 있겠어요. 이렇게 흙을 밟고 나무를 창가에 두고 꽃도 피는데. 정말 아깝죠."
문제는 비용입니다.
나무 한 그루를 옮겨 심는데 100만 원이나 들다 보니, 나무를 그대로 유지하려면 수억 원의 공사비가 추가로 들기 때문입니다.
조경 전문가들은 공사비만 따질 것이 아니라, 도시 녹지가 주는 이로움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한봉호 /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 "그 나무를 잘 써서 많은 시민에게 도움이 된다면 제가 볼 때는 그 경제적인 가치는 훨씬 높다고 봅니다."
지난해 서울 개포동 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할 때는, 해당 재건축조합이 나무 천여 그루를 공원이나 도로변에 옮겨심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전체 나무의 10% 수준에 불과합니다.
▶ 인터뷰(☎) : 강남구청 관계자
- "(재건축) 사전환경영향평가 심의 때 일부, 전체 수목의 몇 % 정도를 활용하라는 사전 심의 대상이었고…."
서울시는 수요자가 나무를 원하면 옮겨 심는 비용만 내고 가져갈 수 있도록 알선제도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거래는 최근 1년간 단 1건에 불과해 보다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MBN뉴스 신동규입니다.
영상취재 : 최태순·윤대중 VJ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