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가 가장 걱정이죠. 지난해 같은 저유가 수혜는 더 이상 보기 어려울 것 같아요. 기름 덜 잡아먹으며 더 많이 날아가는 차세대 항공기로 올해 승부를 걸겁니다."(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지난 1월 취임한 한진가(家) 3세 조 사장이 11일 첫 분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고부가 정보통신(IT) 부품 운송 등이 늘며 화물에서 짭짤한 돈을 벌었지만 유가 상승에 영업이익이 크게 깎이며 고민이 깊어졌다. 이날 대한항공은 매출 2조8660억원, 영업이익 1915억원을 담은 1분기 실적(연결 재무제표 기준)을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거의 변동(-0.03%)이 없었지만 영업이익은 40.8%나 뒷걸음질쳤다.
당기 순이익(5592억원)은 흑자 전환했다. 시장 전망과 달리 원화값이 강세를 보이며 원화 환산평가이익이 불어난 덕을 봤다.
문제는 재무제표상 숫자가 아니라 영업해서 벌어온 돈이 깎이고 있다는 점이다. 전체 화물 수송 규모가 11% 불어나는 등 대부분 화물 노선 매출이 늘었지만 기름값 급등이 발목을 잡았다.
국제 항공유 가격은 1분기 평균 배럴당 65달러로 전년 대비 51%가 뛰었다. 이로 인해 1분기 영업비용만 1308억원 불어났다. 대한항공은 연간 국내 항공사 중 최대 규모인 3200만 배럴 어치 기름을 쓴다. 유가 10달러 오르면 3억2000만달러씩 손실을 보는 구조다.
대한항공은 연비 좋은 차세대 항공기로 유가 리스크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조 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유가, 금리 등 경제지표가 불리하게 돌아섰다"며 "연비 좋은 차세대 항공기 등 회사 차원에서 관리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과감히 원가 절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3월부터 동종 항공기 대비 연비를 20% 끌어올린 차세대 항공기(B787-9)를 첫 도입했다. 6월부터는 국제선에 투입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2019년
대한항공 관계자는 "차세대 항공기 도입을 통해 연료 효율이 20% 개선된 것 만으로도 평균 좌석당 운영비용을 10% 가량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2분기에는 5월 연휴 효과 등으로 여객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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