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선포하면서 약 20만명에 달하는 공공기관 비정규직들이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 또 전환할 경우 어떤 형태로 고용이 이뤄질 지가 주목된다. 그동안 정부가 공공기관이 직접 고용한 기간제 근로자를 중심으로 정규직화를 추진했다면 앞으로는 청소 경비 등 외부 용역 업체에 소속된 간접고용 인력을 대거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당국은 단기적으로 큰 예산소요가 있을 것으로 보지 않으면서도 향후 임금체계를 어떻게 마련하느냐가 관건이라는 입장이다.
1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규모는 약 20만3864명에 달한다. 박근혜 정부 초반 24만명에 달한 것에 비해서는 줄었지만 여전히 많은 숫자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 정부 때 기간제 근로자를 전체 정원의 5% 이내로 제한하고 상시·지속적인 업무를 하는 기간제 근로자를 위주로 정규직 전환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다만 파견 용역 등 간접고용 근로자는 정규직 전환대상에서 처음부터 배제해 반쪽짜리 접근이었다는 평을 듣는다. 실제로 지난해 전체 공공기관 비정규직 20만명 중 정규직 전환대상은 9%(1만8000명)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이 '공공기관 간접고용 문제의 대명사'로 꼽히는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직접 방문해 정규직 전환을 독려한 것 자체가 의미가 깊다는 평이다. 청소 경비 등 '외주화' 대상에 포함되어 있던 인력들이 대거 공공기관에 채용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당장 인천공항공사만 해도 자회사를 설립해 외주인력 약 1만명을 정규직화하는 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우정사업본부 산하기관인 우체국 금융개발원에서 과거 간접고용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했던 사례가 앞으로 벤치마킹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회가 지난해 청소노동자를 직접고용했지만 이를 통해 파견업체에 보내는 용역비 중 일부를 아낄 수 있어 인건비 상승은 그리 크지 않았다는 평이다.
아울러 올해 1분기에만 국세가 전년 동기대비 약 6조원이 더 걷힌 상황에서 향후 이를 기반으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경우 충분
[나현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