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부터 베이징사무소 실적이 '0'에요. 중국인 단체여행객을 한국에 데려가는 게 원천적으로 봉쇄돼 어떻게 해볼 방법이 없어요."(롯데면세점 중국영업 담당자 A씨)
올해초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 보복이 집요해지면서 항공·호텔·관광업계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유관 산업계는 새 정부가 앞장서 관광 타격을 방어하기 위한 고위급 접촉에 나서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중국 당국이 지난 3월 한국행 여행상품 판매를 전면 금지한 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업종은 면세점이다. 롯데의 경우 5월 들어 중국인 대상 매출이 전년대비 4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만 해도 감소폭이 30%대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낙폭이 확대되고 있다.
항공업계도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대한항공은 한국여행 규제 이후 4월부터 현재까지 중국발 한국 노선 탑승객수가 30% 가량 줄었다. 3월 중순 이전 예약분이 소진되면서 시간이 갈수록 중국 탑승객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 실적 타격도 깊어졌다. 국내 항공사 중 중국 노선 매출 비중(19.5%)이 가장 큰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1분기 영업이익(263억원)이 전년 동기대비 26.6% 줄었다. 중국 비중이 13%인 대한항공도 1분기 영업이익은 1915억원으로 40.8% 급감했다. 대한항공 중국지역본부 관계자는 "중국인들 '반한 정서'가 완전히 해소되기까지는 좀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내 여행업계는 몰락 위기에 놓였다. 15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3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대비 11.2% 줄어든 123만3640명을 기록했다. 매년 3월 기준 전체 외국인 관광객 수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지난 2006년 이후 11년만이다.
중국 전담 여행사는 대부분 폐업 위기에 내몰렸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시장을 새롭게 개척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관광객들을 모아 보내줄 현지 여행사와 연결고리가 없어 이마저도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커(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았던 서울 시내 관광호텔들은 사드 사태 이후 숙박료를 덤핑해가며 치열한 생존경쟁을 펼치고 있다.
서울 동대문 인근에 있는 한 1급 호텔 관계자는 "객실 점유율이 30%선에서 머물고 있다"며 "일부 호텔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객실료를 모텔 수준으로 받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일본인 관광객마저 지난 4월 북한 미사일 발사 실험 이후 크게 줄어든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관광업계는 새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A호텔 관
[서울 = 연규욱 기자 / 박은진 기자 /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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