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서문시장에 가면 재래시장이 아닌 젊은층이 많이 찾는 홍대나 동대문에 있을 법한 다양한 캐릭터 디자인의 원단들이 눈에 들어온다. 어머니가 20년 동안 운영하던 원단가게를 이어 받아 2015년부터 이준식 대표(32)가 운영 중인 '원단총각'이다. 원단총각은 지역 젊은 신진 디자이너들과 손잡고 이전의 전통시장에서는 볼 수 없었던 트렌디한 디자인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대표는 "현재 온라인몰도 운영 중이며 향후에는 대구를 상징하는 이미지로 디자인한 상품도 출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전통시장이 젊어지고 있다. 온라인·모바일 등으로 쇼핑채널이 다각화되면서 쇠락의 길을 걷던 전통시장이 젊은 고객을 끌어들이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청년 상인들을 적극 유치하고있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 뚝도시장, 전주 남부시장 등 전국 각지의 전통시장이 청년몰로 특화하면서 기존 전통시장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젊은 고객층과 가족 단위 방문객이 늘고 있는 서울 뚝도시장의 청년 상인들은 세련된 수제맥주집 '성수제맥주×슈가맨', 견과류와 렌틸콩, 아마씨 같은 웰빙 농산물을 판매하는 '호호건강마을' 등을 운영 중이다. 과거 뚝도시장에서는 볼 수 없던 아이템으로 시장에 젊은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밖에 이 곳 청년 상인들은 플리마켓 등 주말 이벤트를 기획해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앞으로 협동조합까지 설립해 자립할 계획을 세우는 등 전통시장에서 살아남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겠다는 포부다.
하루 저녁에 1만 명이 찾는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에 입점한 청년들은 당시 상인들이 떠나 버려진 시장 상가 2층을 개조했다. '순자씨 밥줘', '범이네 식충이', '만지면 사야 합니다', '우주 계란' 등 이색 가게들을 톡톡 튀는 감각으로 꾸며 '늙은 전통시장'의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남대문시장은 전통시장에 젊은 피를 수혈하기 위해 청년 점포 15곳을 들이기로 했다. 39세 이하 청년 상인들이 남대문시장 내에서 유통인구가 가장 많은 지하철 4호선 회현역 5번 출구 앞에 점포를 열게 된다. 남대문시장 주식회사 관계자는 "현재 청년 상인들이 입점하게 될 점포는 확정된 상태고 공모전을 통해 선정하는 일만 남았다"면서 "청년상인들이 남대문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년몰은 전통시장 상인들이 취급하지 않는 품목으로 승부를 걸어 젊은층의 이목을 끌고있다. 반려동물 유골함, 독일식 족발, 수제 맥주와 향수, 계란밥, 컬러링 엽서 등 이색 아이템을 속속 선보였다. 소규모 전시회와 음악회, 공연 등 문화행사가 자주 열
유희숙 전북도 경제산업국장은 "대형마트 등에 떠밀려 활력을 잃던 전통시장들이 청년몰로 먹을거리와 볼거리가 풍성해지면서 사람들을 유인, 다시 활기가 돌고 있다"고 말했다.
[최승진 기자 / 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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