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유리지갑' 월급쟁이 박탈감 해소돼야

저희 mbn이 연속기획으로 준비한 '바람직한 조세개혁 방안' 두 번째 시간입니다.
봉급생활자들은 소득이 투명하게 노출돼 세금에 대해선 손해를 보고 있다는 인식이 많은데요, 이러한 박탈감을 해소해주는 방향으로 세제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많다고 합니다.
윤호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돈을 버는 그대로 소득이 노출되는 봉급생활자.

그만큼 세금도 꼬박꼬박 내야하기 때문에 '유리지갑'이라고도 합니다.

반면 봉급생활자들과 달리, 자영업자의 소득은 60% 정도 밖에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 김태건 / 직장인
-"정직한 분도 계시지만, 일부 소득도 숨기시는 분들도 계시니까 똑같이 돈을 버는 입장에서는 좀 억울하다고 할까 불합리한 면이 없잖아 있다고 생각하죠."

일부 자영업자에 해당되는 얘기지만 손질되지 않은 낡은 제도가 탈세를 조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95년에 도입된 간이과세제도가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간이과세제도는 연간 매출이 4천800만원 미만의 영세자영업자들이 부가가치세 납부를 간단히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 제도로, 세부담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윤호진 / 기자
- "이러한 혜택을 보는 영세자영업자는 전체 사업자의 42% 수준인데 이 비율이 수 년째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 매출을 줄여 신고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인터뷰 : 임병인 / 충북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실제로 세금을 내는 자영업자 수나 사각지대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측면에서 근로자들이 자영업자들에 대해서 느끼는 박탈감은 여전히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직장인 강 모씨는 다른 불만을 토로합니다.

올해 연봉이 5% 가량 올랐지만 손에 쥐는 돈은 크게 늘지 않았습니다.

물가가 오른만큼 연봉이 올랐을 뿐인데, 소득세율은 크게 늘어 세금 부담이 갑자기 커진 것입니다.

인터뷰 : 강 모씨 / 9년차 직장인
- "소득 증가한 것만큼만 떼야지 근로자 입장에서 괜히 소득은 증가했다고 하는데 세금을 너무 많이 떼니까 억울하다는 생각이 좀 들어요."

때문에 이러한 불합리한 구조를 바꾸기 위해 소득세에 물가연동제가 도입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소득세 물가연동제는, 지난해 물가가 3% 올랐다면 소득세 과표도 각 구간별로 3%씩 상향 조정해 물가상승분을 과표에 반영하는 제도입니다.
인터뷰 : 원윤희 / 서울시립대학교 세무학과 교수
- "누진세율 체계 하에서 세부담은 더 빨리 올라가기 때문에 실질소득은 하락하게 되거든요. 물가연동제란 이런 실질소득이 하락하는 효과를 줄이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에..."

세금은 더 나은 국가의 서비스를 받기 위해 국민들이 내는 일종의 투자비용입니다.

세금을 내는 사람만 손해라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현행 조세체계를 합리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mbn뉴스 윤호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