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초대형 고로(용광로)에 인공지능(AI) 기능을 일부 탑재했다. 완벽한 수준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고로의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다. 이른바 AI고로, 스마트고로에 성큼 다가선 주인공은 포스코의 '포항 3고로'다.
포스코는 6일 포항제철소 3고로 현장에서 권오준 회장 등 포스코 그룹사 임직원 200여명과 이강덕 포항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용광로에 불을 붙이는 화입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포항 3고로는 지난 2월부터 개수공사에 들어갔다. 세 번째 공사다. 102일간의 개수공사를 통해 포항 3고로는 내용적이 4350㎥에서 5600㎥로 확대됐다. 고로 규모로는 세계에서 5번째다. 하루 쇳물 생산량은 1만 4000t에 달한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로써 포스코는 5500㎥ 이상의 초대형 고로 5기를 가동, 명실상부한 세계최고의 철강기업으로서 위상을 확고히 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세계적으로 5500㎥ 이상인 초대형 고로는 포스코가 세계 최대 크기인 광양 1고로(6000㎥)를 비롯해 포항 3·4고로(5600㎥), 광양 4·5고로(5500㎥) 등 가장 많은 5개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은 4개, 중국은 3개, 러시아와 독일은 각각 1개를 보유 중이다.
크기도 크기지만 포항 3고로는 초기 단계의 AI 시스템을 적용해 눈길을 끈다. 포스코 관계자는 "총 28차례의 용광로 개수경험을 바탕으로 고로 수명을 예측해 늘리는 기술과 고로 내부 상태를 자동제어하는 기술을 설계단계부터 적용했다"며 "가동 초기부터 용광로 내외부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빅데이터를 수집해 향후 AI를 활용한 '스마트 고로'로 한걸음 더 나아가는 인프라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아직 초보적인 수준이지만 AI를 적용한 결과 고로의 수명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보통 고로의 평균 수명은 15년 안팎이지만 포항 3고로의 경우 이보다 훨씬 더 오래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포스코는 올해 초부터 광양제철소 용융아연도금 강판공장 AI를 도입해 도금량 편차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스마트 제철소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직원 대상 AI 교육도 실시 중이다.
권 회장이 최근 가장 강조하는 분야도 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스마트 팩토리 등 그룹 사업 전반의 스마트화(Smartization)와 스마트 인더스트리(Smart Industry)다.
권 회장은 지난 3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GE의 디지털화(Digitalization)처럼 포스코는 스마화(Smartization)를 통해 앞으로 스마트한 공장을 만들어가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기존 제조업은 빅데이터, IoT, AI 등 새로운 방법론을 통해 틀림없이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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