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실업그룹이 베트남 산업공단 조성사업에 뛰어든다. 태광실업그룹은 7일 베트남 남부 떠이닌성 목바이 경제특구에 염색 공장을 중심으로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광실업의 박연차 회장(사진)은 나이키 운동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베트남 현지에 '신발왕국'을 건설한 주인공이다. 박 회장은 이번 산업공단 조성과 더불어 향후 화력발전소 건립, 운송사업 진출로 베트남 '국민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번에 태광실업이 조성할 산업공단은 공단 부지 108만㎡(약 33만평)와 상업부지 24만㎡(약 7만평) 등 총 132만㎡(약 40만평)다. 하루에 각각 2만t을 처리할 수 있는 공업용수·폐수 처리 시설과 하루에 3000t을 공급할 수 있는 상수도 시설, 초고속 인터넷망 등 기본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다음달 해당 부지를 공개하고 분양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목바이 경제특구 입주 기업에게 베트남 정부가 파격적인 세제혜택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업 성공 가능성도 더욱 높아진 상태다. 베트남의 법인세는 20%이지만 입주기업에는 4년간 법인세가 면제된다. 이후 9년간 5% 세율을 적용하고, 또 이후 2년간은 10%를 적용하는 등 총 15년간 세제혜택이 주어진다. 개인소득세도 50% 감면 혜택을 받는다.
태광실업 관계자는 "20분 거리 안에 다른 염색공단이 3개나 들어서 있어 유사업종간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며 "베트남 남부 최대도시인 호찌민에서 북서쪽으로 70km 떨어진 캄보디아 국경에 위치하고 있지만 그만큼 분양가와 인건비가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태광실업은 국내 기업중 처음으로 1994년 베트남에 진출해 성공신화를 썼다. 1994년 OEM 생산공장 태광비나를 시작으로 2009년 2공장(베트남 목바이)을 건립해 현재 하루 16만켤레의 신발을 생산하고 있다. 이후 계속해서 투자를 늘려간 박 회장은 대규모 투자의 공을 인정받아 베트남 친선훈장(2003년)과 베트남 노동훈장(2014년)을 받기도 했다. 투자는 그룹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태광실업의 지난해 매출 1조 8185원 중 약 60%(1조1079억원) 이상을 베트남 법인에서 거둬들였다.
태광실업은 2021년 생산을 목표로 호찌민 남서쪽 껀터성에서 제3의 신발공장을 짓고 있다. 공장이 완공되면 나이키에서 태광실업이 차지하는 생산비중이 12%에서 15%까지 늘어나게 된다. 태광실업은 대만 펭타이, 파우첸과 함께 나이키의 주요 생산업체로서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회장의 베트남 플랜은 그룹의 주력사업인 신발사업을 넘어 발전사업, 운송사업까지 겨냥하고 있다. 베트남 북부 남딘성에 50억달러(약 5조5000억원) 규모 2400㎿급 발전소(남딘화력발전소)를 건립할 계획이다. 베트남 정부에서 태광실업에 발전소 라이센스를 조만간 허용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업 추진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베트남 1위 물류기업 제마뎁 인수도 추진 중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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