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7일 서울 구로구 애경산업 본사에서 만난 유호영(33) 루나 화장품 브랜드 담당자 |
유 마케터는 "힘들수록 초심으로 돌아가 브랜드 콘셉트와 제품력에 집중했다"면서 "방판브랜드, 홈쇼핑 브랜드였던 초기 콘셉트를 완전히 버리고 브랜드 콘셉트(BI)부터 유통채널, 주력 타깃층을 새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실제 루나는 14년 동안 인기와 쇠락을 반복했던 굴곡진 아픔이 있는 브랜드다. 2003년 처음 방문판매 브랜드로 시작했지만 저가형 로드숍의 급부상과 방판 소비자의 감소로 성장침체에 빠졌다. 이후 2006년에 메이크업 아티스트 조성아와 손을 잡고 '조성아 루나'로 홈쇼핑 브랜드로 변신했다. 완판행진을 기록하며 2011년까지 5년간 약 2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조성아와 결별하게 되면서 다시 침체기에 빠지기도 했다.
유 마케터는 "트렌드를 좇아 립이나 아이메이크업 제품을 출시하면 잠시 주목을 받을 수 있지만 브랜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했다"면서 "베이스 제품은 소비자가 한번 정착하면 쉽게 바꾸지 않는 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루나는 'Make Your Runway'를 새로운 콘셉트로 내세우며 20~30대 여성들을 주력 소비자층으로 설정했다. 타깃층을 바꾸면서 유통 채널도 이에 맞게 구성했다. 기존 방판이나 홈쇼핑 판매는 더이상 하지 않는다. 대신 2030대가 주로 찾는 드럭스토어와 온라인몰 유통을 강화했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최근 2~3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190%를 기록했다. 올 1분기 매출은 이미 2015년 연간 매출액을 뛰어 넘었다. 브랜드 위기상황에서도 과감한 이미지 변신과 제품 마케팅으로 재기에 성공해 '오뚝이 루나'라는 애칭이 붙여진 것도 이 때문이다.
유 마케터는 현장 영업과 브랜드 MD 등을 두루 거친 실무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루나의 젊은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단순히 브랜드 서포터즈를 뽑았던 과거 홍보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브랜드 뷰티 크리에이터를 양성할 수 있도록 서포터즈 프로모션을 기획했다. 루나가 처음으로 외부 디자이너와 협업했던 '더 럭키 호러 아트쇼' 또한 유 마케터의 작품이다.
그는 "지난해 10월 패션디자이너 '이도이'와 팝아티스트 '아트놈'과 함께 진행한 프로젝트는 5개월동안 공들였던 작품"이라면서 "루나에서 색다른 시도를 했을 뿐 아니라 성과면에서도 전달대비 2배이상 매출이 증가해 브랜드가 한번 더 성장할 수 있던 발판으로 평가받았던 사례"라고 말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배치로 인한 여파에 대해서는 "심각한 타격은 없지만 조심스러운 수준"이라고 답했다.
중국을 비롯한 루나의 해외 매출은 5%내외다. 이제 해외 사업을 본격화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매출면에서 큰 영향은 없었지만 일부 계획은 미뤄졌다는 설명이다.
그는 "지난해 1월부터 중국 내 기능성 화장품 위생허가 작업을 진행하면서 올해 초 중국 시장 진출을 계획했었다"면서 "하반기에 상하이 법인지사를 설립해 현지 유통망을 확보해 매출 비중을 30~40%까지 올리는 것
마지막으로 색조 시장의 과열 경쟁 속 차별화 전략에 대해 묻자 유 마케터는 "맥, 나스 등 색조 브랜드들과 동등한 품질이지만 30~40% 저렴한 제품으로 가성비 브랜드로 승부수를 띄울 것"이라면서 "2030대 여성들의 대표 색조화장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싶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