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LG CNS·한화에너지 등 국내 에너지 관련기업들이 미국 괌에서 3억 5000만달러(약 4000억원) 규모 태양광 발전소 사업을 무더기 수주했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전 세계 태양광 시장을 주도하는 미국에서 한국이 잇따라 물량을 쓸며 기술 역량을 인정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4일 한전과 LG CNS는 "괌 전력청(GPA)이 국제 경쟁입찰로 진행한 60MW(메가와트)급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ESS) 발전소 건설 사업 낙찰자로 한전·LG CNS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전·LG CNS 컨소시엄은 괌 중북부 망길라오에 총 사업비 2억 달러를 투입해 2019년 12월까지 발전소를 짓는다.
한화에너지도 이날 괌 남부 단단 지역에 1억 5000만달러 어치 ESS 융복합 태양광 발전소(60MW급)를 짓는 사업자에 뽑혔다. 한화 측은 내년 7월 착공해 2019년 10월 상업생산에 들어간다.
괌 전력청은 디젤 발전 의존도가 높은 현지 에너지 공급 시설을 개선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태양광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번 수주전에는 한국을 비롯해 7개 글로벌 업체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주요 프로젝트를 국내 업체가 가져오며 승기를 잡았다.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보관했다 꺼내쓰는 기술력에서 좋은 평점을 받은게 주효했다. 한전·LG CNS 컨소시엄은 1년에 약 4만 가구가 쓸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하는 ESS 융복합 태양광 발전소를 짓는다.
컨소시엄은 발전소 옆에 42MWh급 ESS를 붙여 생산된 전기를 ESS에 저장했다가 전력이 부족할 때 쓰는 첨단 융복합 방식을 도입한다.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종전 태양광 발전소에 비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화에너지도 60MW 발전소에 65MWh급 ESS를 결합한 발전소를 짓는다. ESS에서 전기를 꺼내쓸 수 있는 양으로 따지면 전 세계 태양광 발전소 중 최대 규모다.
신지호 한화에너지 태양광사업부장은 "괌 프로젝트는 한화에너지가 태양광 연계 ESS 분야에서 추가로 사업 기회를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 매출이 나오는 먹을거리를 확보했다는 것도 평가할 만하다. 한전·LG CNS는 발전소를 짓고 25년간 소유권을 보유하며 투자비를 회수한다. 한전·LG CNS는 25년간 3억 4000달러 어치 전력판매수입과 8000만 달러 배당수익을 올릴 것으로 분석했다. 또 국내 기자재 업체 동반 진출로 총 1300억원 수출 효과도 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한화에너지도 25년간 발전소를 운영하며 투자 수익을 확보한다. 특히 한화그룹은 태양광 모듈 생산 계열사 한화큐셀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다. 한화에너지 관계자는 "한화큐셀이 괌 프로젝트에 설치되는 고품질 단결정 태양광 모듈(모노셀)을 전량 공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화큐셀은 최근 충북 진천 모듈 공장 증설에 나서 일반 모듈에 비해 발전 효율이 11% 가량 높은 고부가가치 모노셀 대량 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한편 한전은 이날 이산화탄소에서 천연가스를 뽑아내는 친환경 기술개발(R&D)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태양광 이외에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적극적으로 벌여 나가겠다는 것이다. 한전은 LG히타치 워터솔루션과 2019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천연가스 주성분인 메탄가스로 바꾸는 기술을 확보해 2023년부터 50MW급 상용설비를 보급한다. 종전까지 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는 사실상 폐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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