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거둘 수 있도록 한 일등공신은 단연 '반도체'다.
반도체(DS) 부문은 2분기 매출 18조원, 영업이익 7조 9000억원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반도체 부문에서 벌어들인 셈이다. 2분기 삼성전자 전체 매출(연결기준)은 60조원, 영업이익은 14조원이다. 지난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8.69%, 영업이익은 41.41% 증가했고,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 17.79%, 영업이익은 71.99% 증가했다.
DS 부문 실적 호조는 '시장 활황' 덕이 컸다. 미국·중국 데이터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데이터센터를 신축하면서 반도체를 많이 사용하는 서버 시장이 급격히 커졌다. 또 비트코인 채굴 열풍으로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공급이 수요를 못따라갔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서버 디램 수요가 예상외로 강세를 보이면서 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모바일 디램 수요 약세를 상쇄했다"며 "디램 업체들의 생산능력 증가가 제한적이어서 출하량이 늘어나지 못해 디램 가격 강세가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인공지능·IoT(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이 본격적으로 도래할 경우 반도체 시장의 호황은 당초 예상보다 오래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반도체 수요가 탄생하고 있다"며 "특히 기존 하드디스크를 대체하는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의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의 '기술력'도 반도체 부문의 실적을 높이는데 일조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나노대 공정을 적용한 D램을 가장 먼저 상용화한데 이어 18나노 8Gb DDR4 D램 양산에도 성공하는 등 전세계 반도체 미세공정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회사다. 가격이 비싼 10나노급 디램으로의 공정 전환도 본격화하고 있다.
낸드플래시 분야에서는 3차원 적층 기술을 적용한 낸드플래시(V-낸드)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갖고 있다. 앞으로 V-낸드 투자에 집중해 64단 V-낸드 공정 전환 속도를 높이고, 고성능 서버에 사용하는 SSD 등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해 수익성을 더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 모든 게 삼성이 세계 최초로 만들어나가고 있는 분야다.
영업이익 상승을 DS부문이 이끌었다면, 매출 상승은 인터넷·모바일(IM) 부문에서 주도했다. IM 부문의 2분기 실적은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3조 8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IM 부문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2조 700억원으로 부진했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갤럭시노트 7이 배터리 발화 사고로 조기 퇴장하면서 판매할만한 제품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4월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이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1분기 만에 실적이 정상화됐다. 갤럭시S8 시리즈의 출하량은 현재 약 2000만대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반기에는 갤럭시노트8의 판매가 시작될 예정이라 IM 부문의 실적 호조는 계속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은 2분기에 매출 11조원, 영업이익 8000억원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신제품 TV인 'QLED TV' 판매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에어컨 등 계절제품 수요가 늘면서 지난 1분기(영업이익 3800억원)보다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CE 부문은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세계 최대 가전 시장인 미국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시장에서 매출액 기준으로 2016년 2분기에 1위(16.7%) 자리에 오른 이후 지금까지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이밖에 프리미엄 빌트인 브랜드 '데이코' 인수 효과도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부문의 2분기 실적은 매출액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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