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홍창 잇츠한불 대표이사 [사진제공 = 잇츠한불] |
"충심과 능력이 있는 사람은 빨리 죽고, 간신만이 조직이 무너질 때까지 버티고 살다 그 윗사람과 같이 죽습니다."
지난 5월 한불화장품과 그 자회사 잇츠스킨이 공식 합병해 '잇츠한불'로 거듭나면서 사령탑을 맡게 된 김홍창 잇츠한불 신임대표는 최근 매일경제 기자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사람의 몸에 피가 흐르지 않으면 병들어 죽듯이 기업도 마찬가지다. 조직과 회사도 그 안에서 소통이 흐르지 않으면 성장하지 못하고 결국 망한다"고 강조했다. 소통과 합리의 DNA를 잇츠한불에 심겠다는 생각을 밝힌 것이다.
김 대표는 소통에 대해서 "내실있는 기업을 위해선 구성원 간 원활한 소통이 확보돼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구성원들의 마음을 한데 묶어 일관된 목표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호소통을 통한 공감경영이 확보되어야 비로소 조직 내 마인드 통합이 이뤄진다는 지적이다.
실제 김 대표는 이같은 경영방침을 스스로 실천하고자 매일 아침 전 임직원에게 보내는 'CEO 레터'를 작성, 해외출장시 등 일부 예외를 빼놓고는 하루도 빠짐없이 보내고 있다. 지난 2004년 CJ투자증권 대표로 취임하면서 시작한 활동을 잇츠한불까지 이어온 것으로 메일을 쓰느라 1시간 가량 일찍 출근할 정도다. 메일 내용은 회사 현안과 전략 등 중량감있는 주제를 비롯, 신문읽기에 투자할 시간이 모자란 임직원들에게 전달해주고 싶은 칼럼부터 인생 이야기·유머까지 다양하다. 가령 대표이사로 취임한 직후인 5월 2일자 이메일에서는 주요 대기업 수준의 조직운영체계 구축, M&A 적극추진 등 경영방침을 A4용지 3장 분량으로 세세히 적어 임직원에 밝혔다. 통합 직후인 잇츠한불 조직이 나아갈 방향을 확고하게 다잡아 혼란을 줄일 생각에서다. 이와 다른 가볍지만 교훈적인 내용, 가령 '기러기의 리더십'을 통해 팀워크의 중요성을 은연중 전하는 내용 등을 담기도 한다.
김 대표는 "직원들이 출근길에 내 이메일을 쭉 훑어보면서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 하고, 동시에 직원들이 이메일로나마 나 자신과 접촉할 수 있는 접점을 만들려 했다"며 "가벼운 일이지만, 이를 통해 직원들의 마음을 통합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소통에 못지않게 김 대표가 중시하는 경영요소는 '합리성'이다. 객관적 자료에 근거한 합리적 의사결정 문화가 곧 소통의 배경이 된다는 게 김 대표의 소신이다. 그는 "모든 일은 끊임없이 개선되어야 하고, 전 임직원은 보다 합리적인 업무처리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모든 의사결정은 최대한 데이터에 기반해야 하며, 그런 노력 없이 기존의 업무 방식을 그대로 좇아선 안 된다"고 단언했다. 실제 잇츠한불에서는 이미 김 대표의 이메일·경영방침을 좇아 타성에 젖었던 업무수행 과정이 바뀌고 있다. 가령 지난 5월 말 김 대표는 회사 내 계약 진행과정을 손수 언급하며 '데이터에 근거한 합리적 의사결정'에 따라 일이 돌아가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는 내용을 메일에 담았다.
얼핏 보기에 대표이사의 '꼬장'으로 비칠 수 있지만, "현재의 업무과정에는 이러이러한 문제로 비효율성이 생기고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합리적 근거를 붙였다. 그 결과 생긴 변화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기존에는
[문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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