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이렇구나] 소화제, 약국과 편의점 버전 따로 있다고?

↑ 편의점 전용 제품인 까스활(왼쪽)과 약사를 통해서만 판매해야 하는 까스활명수(오른쪽). [사진 제공 = 동화약품]

# 회식을 마치고 귀가해 침대에 누운 A씨. 과식한 탓에 속이 더부룩하고 잠도 오지 않자 소화제를 사 먹기 위해 편의점에서 유명 브랜드 소화제를 사먹고 빈병을 버리려는 찰나, 알고 있던 제품명과 다른 이름이 적혀 있는 것을 확인한다. 그런데 제조사는 같다.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소화제 브랜드인 '까스활명수'는 약국에서만 판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다. 편의점에서는 비슷해 보이는 '까스활'이라는 의약외품이 팔린다. 두 제품 모두 동화약품이 제조하고 있다.
비슷한 소화제를 다른 이름의 제품으로 출시하고, 허가 분류를 달리한 건 두 제품의 성분차이 때문이다. 까스활에는 없지만 까스활명수에는 있는 현호색은 진통작용을 하는 한약재로, 이를 사용해 만든 제품은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된다.
약사법에 따르면 일반의약품은 약사에 의해서만 판매돼야 한다. 약물의 오남용을 막기 위해서다. 인체에 대한 작용 정도가 낮은 약품은 보건복지부 기준에 따라 의약외품으로 신고하거나 허가받아 일반 점포에서 판매할 수 있다.
하지만 까스활명수(일반의약품)와 까스활(의약외품)의 효능은 차이가 없다. 실제 제품 포장에 표기된 효과·효능도 거의 같다. 까스활명수는 11가지 한약재로, 까스활은 6가지 한약재로 각각 만든다. 하지만 까스활명수보다 약재를 적게 쓰는 대신 6가지 약재의 함량을 높여 소화를 돕는 정도는 비슷하다는 게 제조사인 동화약품 관계자의 설명이다. 두 제품은 판매 가격도 개당 900원으로 같다.
동화약품이 지난 2012년 까스활을 출시한 건 성장하는 유통채널인 편의점을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편의점에서 까스활이 많이 팔리는 시간은 오후 10시부터 새벽까지다. 약국이 영업하지 않는 시간에 대안으로 편의점에서 소화제를 사먹는 소비자가 많다는 뜻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소화제가 많이 팔리는 채널은 약국이다. 지난해 동화약품의 드링크형 소화제 매출은 약국에서 파는 까스활명수가 420억원, 편의점에서 파는 까스활이 120억원이다.
지난 2012년 개정된 약사법에 따라 편의점에서도 감기약, 해열제, 소화제, 파스 등 상비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됐지만 드링크형 소화제는 포함되지 않았다. 편의점 판매가 허용된 소화제는 훼스탈·베아제 등 알약으로 된 제품들이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