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가능성↑, 한국 수출업계 긴장

미·중 '무역전쟁' 가능성↑, 한국 수출업계 긴장


미국과 중국 간에 '무역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우리나라 수출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수출 상대국 1~2위 국가인 두 나라 사이에 전면적으로 통상분쟁이라도 벌어지면 회복세를 보이던 우리나라 수출에 큰 타격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중국을 거쳐 미국으로 수출되는 전기기기, 섬유 분야의 피해가 막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미 무역대표부(USTR)에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와 강제적인 기술이전 요구 등 부당한 관행을 조사토록 하는 내용의 대통령 각서에 서명했습니다.

USTR은 미 무역법에 따라 조만간 조사에 착수하며, 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중국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하는 제재가 이뤄질 수 있습니다.

이에 중국은 공식적으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어떠한 보호무역 행동도 반드시 반드시 미국과 중국의 무역관계, 양국 기업의 이익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미국의 통상압박 수위가 더 높아질 경우 당장에라도 보복에 나설 기세입니다.

중국이 꺼내 들 수 있는 '반격 카드'로는 미국산 제품 불매운동,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반덤핑·상계관세 강화, 중국 내 미국기업에 대한 제재 등이 거론됩니다.

미국도 이번 조사 지시 외에 국경조정세 도입, 환율조작국 지정, 반덤핑 조사 등 다양한 카드를 동원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양국 간의 무역전쟁이 현실화되면 우리나라 수출에 불똥이 튈 것으로 전망됩니다.

양국 수출에 우리나라 무역이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중국과 미국은 우리나라 수출의 23.4%, 12.2%를 차지했습니다.

한국무역협회의 보고서 '미·중 통상분쟁의 전개 방향과 우리 수출 영향'에 따르면 미·중 통상마찰은 세계 통상환경 악화 및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우리나라의 양국 수출에 전반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것으로 보입니다.

보고서는 미·중 통상분쟁이 벌어진다면 4가지 경로를 통해 우리 수출에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우선 중국을 통한 미국 재수출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됩니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 수입에 벽을 쌓는다면 중국을 거쳐 미국 시장으로 가려는 한국 제품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논리입니다.

산업별로는 가공무역(다른 나라에서 원재료나 반제품을 수입해 가공·제조해 만든 완제품을 수출하는 것) 비중이 큰 전기기기, 섬유·의류, 피혁 등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중국의 한국산 수입품 중 전자기기는 65.5%, 섬유·의류는 59.6%, 피혁은 58.8%가 미국 등으로의 재수출을 위한 것으로 보고서는 추산했습니다.

중국 내수를 위한 수출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중국의 대미 수출 감소는 중국 경제성장 둔화로 이어지고 중국 내 한국산 제품 수요도 자연스레 함께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p(포인트) 하락하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0.5% 감소한다고 봤습니다.

한·중 수출 경합도가 높은 기계류, 전기·전자, 의료정밀광학 등 일부 품목에서 수출 확대를 기대할 수 있지만 반사이익 수준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보고서는 "미국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의 주력 품목이 다르고 전반적인 경합도가 낮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로의 수출도 부정적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미·중 통상분쟁 심화는 세계 교역둔화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우리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보고서는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비상계획을 세우는 동시에 미국의 규제가 한국으로 확산할 가능성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어 "수입규제 강화 기조가 대미 무역흑자국인 한국으로 확산할 수 있으므로 덤핑 수출 등 불공정 무역을 자제하면서 통상마찰 대응 방안을 지속해서 점검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