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에서 결국 살충제 성분인 비펜트린이 기준치를 초과한 계란을 판매해왔던 것으로 드러나며 소비자들은 더욱더 불안해하고 있다.
1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마트에 납품하는 전국 57개 양계농가 중 2곳에서 생산한 계란에서 비펜트린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비펜트린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된 농장은 경기 여주와 이천에 있는 산란계 농장이다. 롯데마트에 계란을 공급하는 경기 여주의 산란계 농장도 비펜트린이 기준치를 초과 검출됐다.
앞서 홈플러스에서도 자체 브랜드(PB) 상품인 '신선대 홈플러스'에서 비펜트린이 초과 검출, 결국 대형마트 3사 모두 이번 살충제 계란 파문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사실 정부 1차 조사 결과 발표 후 하루 만에 계란 판매를 재개했지만 조마조마했다"며 "전국 수십 곳의 농가로부터 계란을 납품받은 상황에서 어떤 농장이 문제가 될 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현재 대형마트 3사는 정부의 살충제 성분 여부 전수조사 결과 '적합' 판정을 받은 농가에서 납품받은 계란만을 판매하고 있다. 실시간으로 적합 판정을 받은 농가 리스트를 각 점포별로 공유하며, 소비자들에게도 공지해 판매 중이다.
또 다른 대형마트 관계자는 "지난 15일 판매 중이던 계란을 모두 후방 철수해 냉장보관하고 있다"며 "이후 정부 조사결과에 따라 적합 판정을 받은 농가로부터 받은 계란만 꺼내 팔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사후 조치일 뿐, 정부 전수 조사 이전에는 버젓이 살충제 성분이 든 계란을 대형마트에서 유통해 온 사실은 변함이 없다.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 된 지금 소비자들은 더욱 불안에 떨며 계란 구매를 꺼려하고 있을 뿐이다.
주부 조씨(34·서울 영등포구 거주)는 "그래도 대형마트는 동네 슈퍼마켓이랑은 다를 것이란 기대가 컸는데, 계란 진열만 잘 해놨을 뿐 정작 그 안정성에 대해선 너무 허술하다는 걸 알게 됐다"며 "도대체 어디서 계란을 믿고 사먹어야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전수 조사 결과 자체를 불신하는 목소리도 높다. 산란계 농장을 직접 방문해 계란 샘플을 수집한 게 아니라 농장주들에게 미리 요청해 가져오게끔 하는 등 부실 조사란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같은 주장에 현재 일부 농가에 대
김봉철(70)씨는 "어린이나 노약자에게 더 치명적이라고 하는 살충제 계란인데 정부는 왜 이렇게 엉터리로 조사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시간이 걸려도 좋으니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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