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드라마에서 빠지지 않는 아이템이 주인공의 암 발병이다. 이후 머리카락이 빠지고 갑자기 화장실로 달려가 구토하는 장면이 이어진다.
하지만 요즘엔 암 투병을 하는 사람들이 모두 이 같은 항암치료 부작용을 겪고 있지는 않다. 새로운 방식으로 암세포를 잡는 항암제가 개발됐기 때문이다.
항암제는 크게 세 개 세대로 나뉜다. 암세포와 함께 정상세포까지 공격하는 1세대 화학항암제, 암세포만 찾아서 공격하는 2세대 표적항암제, 체내 면역세포가 잘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죽이도록 유도하는 3세대 면역항암제가 그것이다.
흔히 알려진 항암치료 부작용들은 대부분 1세대 항암제인 화학항암제를 사용했을 때 생긴다. 화학항암제가 모든 정상세포를 파괴하는 건 아니다. 주로 증식 속도가 빠른 골수, 음식물이 통과하는 점막, 모낭, 생식기관 등에 영향을 준다. 단기간에 증식하는 암세포의 특성을 찾아 공격하도록 약물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대부분 정상세포는 화학항암제를 사용한 치료가 끝난 뒤 시간이 지나면 회복된다. 2~4주 간격을 두고 항암치료를 시행하는 것은 정상세포가 회복할 시간을 주는 것이다. 하지만 손발저림과 같은 말초신경독성은 완전히 회복되기까지 몇 년까지 걸릴 수도 있다고 의료계는 경고한다. 또 화학항암제로 인해 심장, 폐, 콩팥, 생식기관에 손상이 발생하면 영구적으로 지속될 수도 있다.
정상세포는 놔두고 암세포만 찾아서 공격하도록 한 2세대 표적항암제는 암세포가 증식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특정 표적인자를 찾아 공격한다.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가 지난 1999년 개발한 글리벡(성분명 이매티닙)이 최초의 표적항암제로 인식되고 있다. 한미약품이 지난해 출시한 폐암 치료 신약 올리타(성분명 올무티닙) 역시 표적치료제에 포함된다.
신체적으로 나타나는 부작용은 적지만 장기간 사용하면 내성이 생기는 게 표적항암제의 단점이다. 암세포가 표적항암제의 작용원리에 적응해 표적항암제에 공격당하지 않도록 변하면서 내성이 생긴다. 한미약품 올리타가 지난해 각광을 받았던 것도 기존 폐암 치료 표적항암제를 사용하다 내성이 생긴 환자를 치료할 또 다른 표적항암제였기 때문이다. 문제는 올리타 역시 장기간 사용하면 내성이 발현된다는 점.
약물이 우리 몸 속에서 정상이든, 비정상이든 세포를 공격하면서 생기는 화학·표적 항암제의 문제점을 해결한 게 3세대 면역항암제다. 우리 몸 속 면역세포는 비정상적인 세포가 생기면 공격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문제는 암세포도 면역세포를 공격한다는 점이다. 면역항암제는 암세포가 면역세포를 공격하는 경로를 막거나 면역세포 자체를 더 강하게 만들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잡도록 돕는다.
현재 한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면역항암제는 다국적 제약사 MSD의 키트루다(성분명 페브롤리주맙)로, 암세포가 면역세포를 공격하는 지점을 막는 면역관문억제제다. 국내에서는 녹십자셀의 면역세포치료제 이뮨셀LC가 간암 치료제로 출시돼 있다. 환자 몸 안의 면역세포를 꺼내 실험실 내에서 강화시킨 뒤 다시 환자 몸 속에 넣는 방식이다.
아직 출시되지는 않았지만 주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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