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충북 진천 산수산업단지. 조그마한 공장들 사이로 17만㎡규모의 한화큐셀 진천공장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다. 축구장 5개 크기의 공장 내부 7개 라인에서 하루에 약 110만장의 태양광셀이 쏟아져나왔다. 일반 태양전지보다 전력 생산량이 8% 더 많은 고부가가치 '퀀텀 셀'을 연간 2.2기가와트(GW)나 생산한다. 65만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으로 세계 최대 태양광 셀 생산공장이다.
기자가 방문했을 당시 35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에도 불구하고, 내부는 실내온도 23도를 유지해 서늘함이 감돈다. 로봇과 기계들이 내는 소음도 '끼릭끼릭' 기계 마찰음 같은 작은 소리만 자아낼 뿐 공장 특유의 소음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적막감마저 느껴진다. 육중한 기계들이 굉음을 내는 다른 제조업에 비하면 연구단지로 비쳐질 정도다.
진천공장은 공장 무인화 시스템이 완벽히 갖춰져 있다. 재료 입고부터 출하까지 전 공정을 로봇이 맡고 있어 엄청난 크기에 비해 공장 내부는 썰렁한 분위기마저 느껴진다. 기자가 방문했을 당시 공장근무인원은 72명에 불과했다. 8시간 3교대 근무로 24시간 쉼없이 생산라인이 돌아가는 것을 감안하면 놀라울 정도로 적은 인력이다. 유동석 한화큐셀 한국공장 운영팀장은 "로봇 팔은 단순 동작만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더욱 빠르고 효율적인 생산 라인으로 제품을 쉴새 없이 옮겨 나르며 330m에 달하는 생산 라인을 책임진다"고 설명했다.
한화 큐셀의 로봇생산 시스템은 단순 자동화 단계를 넘어섰다. 1번 라인에서 공정이 미뤄지면 후속 웨이퍼를 자동으로 다른 라인으로 보내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2m가 훌쩍 넘는 거대한 로봇팔이 단순히 셀을 옮겨 나르는 데 그치지 않고 어느 라인에 태양광 셀을 보낼지를 1번 라인과 2번 라인 사이를 번갈아 가며 고민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생각하는 사람'이다.
생산 공정 컴퓨터는 로봇의 뇌 역할을 한다. '3·4번 라인에 현재 웨이퍼 1만4223개가 들어왔고 웨이퍼 1개가 불량으로 접수됐다는 보고가 올라온다. 입고 때부터 모든 웨이퍼에 레이저 마크를 찍어 생산 상태를 실시간 체크하기 때문에 가능한 구조다. 폐기율이 높아진 장비는 엔지니어가 즉각 투입돼 점검에 들어간다.
생산라인 컴퓨터에는 불량율 수치가 지속적으로 기록되고, 불량 웨이퍼 보고도 수시로 이뤄진다. 이 기록은 추후 빅데이터로 차곡차곡 쌓여, 생산 효율화 과정에 다시 사용된다.
이 같은 무인 시스템은 제 2공장에서는 한층 더 진화를 거친다. 빅데이터를 넘어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생산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유 팀장은 "더욱 효율성을 갖춘 공장을 구축하기 위해 준비중"이라며 "종국에는 생산 현장에는 사람이 없는 모습도 상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친환경 에너지의 수요가 계속해서 늘어가고 있고, 문재인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20년 20%까지 늘리겠다고 선언하면 진천공장은 24시간 대낮처럼 생산을 이어가고 있다. 진천공장은 내년 1월 생산이 가능한 2공장 공사가 한창이다. 공장에 들어갈 장비들이 현장 배치를 위해 오와 열을 맞춰 도열해 있고, 작업자들과 트럭은 쉼 없이 생산 현장을 분주하게 움직였다. 2공장에서 생산이 본격 시작되는 내년 1월 한화큐셀 진천공장은 두배의 생산량으로 세계 최대의 태양광 셀 생산공장의 자리를 공고히 한다.
2공장이 가동되면 진천 셀 생산량은 최소 3.2GW로 뛰어 오른다. 아울러 2공장에서 사용되는 전기의 일부는 태양광 에너지를 사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옥상에 거대한
[진천 =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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