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물드는 가을. 많은 사람들은 단풍구경을 하기 위해 산을 탄다. 같이 올라가는 등산객들의 옷을 보면 소인지 코뿔소인지 모를 동물의 로고를 자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 동물은 히말라야에서 사람들에게 짐 운반부터 땔감, 고기를 내주는 '야크'이다. 야크처럼 등산객들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내주고 싶었던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 블랙야크는 아주 작은 배낭 사업에서부터 시작됐다.
산을 좋아했던 강 회장은 국산 등산 장비가 변변치 않아 미군부대의 배낭을 뜯어 살펴보면서 직접 자신만의 배낭을 만들었다. 산에서 만난 산악인들이 자신의 것도 강 회장의 배낭과 비슷하게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면서 사업으로 이어졌다.
1973년 조그마한 회사를 차린 강 회장은 '자이언트'라는 브랜드로 배낭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동호인 중심으로 수요가 늘면서 자이언트는 텐트, 배낭, 침낭, 신발 등으로 취급 품목을 넓혀나갔다.
사업이 안정될 무렵 정부가 내린 국립공원 취사와 야영 금지령 때문에 자이언트가 위기에 내몰리자 강 회장은 잠시 사업은 접어두고 이 기회에 히말라야를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히말라야에서 야크를 만난 강 회장은 강인하면서도 인간에게 모든 것을 내주는 야크의 삶에 감명받아 브랜드를 '블랙야크'로 바꾸게 된다.
1998년 11월부터 시작된 금강산 관광은 강 회장에게 재도약의 기회가 됐다. 등산화와 등산복이 금강산 관광에 필수가 되면서 등산용품 시장이 활기를 띠기 시작한 것이다. 더불어 사람들이 가까운 곳에 외출할 때도 등산복을 찾게 되면서 아웃도어 시장은 크게 성장했고, 블랙야크는 토종 아웃도어 브랜드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남성 위주의 아웃도어 시장에서 강 회장은 산을 좋아하는 여성들을 주목했다. 여성적인 라인을 살린 제품을 출시하면서 블랙야크는 여성들의 인기에 힘입어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다.
블랙야크는 2016년 전 세계 50개국이 참여하는 박람회에서 11개 부문에서 수상하며 국내 토종 브랜드의 자존
한국적인 것으로 이제 세계 시장까지 도전하는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의 성공 신화는 신간 '1조 원의 사나이들'에서 만나볼 수 있다.
<1조 원의 사나이들>
저 자 : 정창원 MBN 경제부장
출판사 : 매일경제신문사
권서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