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9개 두뇌 가진 무인 자율주행차 개발

↑ ETRI 연구원들이 9개 두뇌를 가진 자율주행차 프로세서 덕분에 더욱 선명해진 영상을 확인하고 있다. [자료제공 = ETRI]

국내 연구진이 9개의 '두뇌'를 가진 자율주행차 프로세서를 개발했다. 프로세서란 무인차의 여러 센서에서 모은 데이터를 분석해 처리하는 장치로 사람의 두뇌 역할을 한다.
19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지난해 4개 두뇌를 가진 자율주행차 프로세서를 개발한 데 이어 올해 9개까지 늘렸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렇게 여러 개의 프로세서를 '가로 7.8㎜, 세로 6.7㎜' 크기 하나의 칩으로 통합해 이 칩 하나만으로 카메라 영상 처리부터 모션 인식에 이르기까지 여러 기능을 통합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이번 프로세서의 특징은 1와트(W) 내외의 낮은 전력으로도 무인자율주행차가 필요로 하는 영상 인식 및 제어 기능을 실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두뇌가 늘어난 만큼 초당 90억회의 고속연산도 가능해졌다. 처리속도는 빨라지고, 영상은 더욱 깨끗하고 커질 전망이다.
한국은 그 동안 자율주행차 관련 프로세서를 외국산 수입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ETRI가 프로세서를 개발하면서 국산화의 길이 열렸고, 이번에 인식 기능 등 성능까지 개선됐다. 실시간 초고화질(UHD) 영상을 처리하면서 보행자·차량·차선·움직임 등까지도 인식할 정도다. 레이더와 GPS 신호처리 인식 실험에도 성공했다. 아울러 차량에 사고가 나면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주행 영상을 저장하는 블랙박스 기능도 추가했다. 차량 급발진 등 전자장치가 고장 났을 때 99%의 확률로 이를 잡아내 해결할 수 있으며, 차량 고장 여부도 스스로 체크할 수 있다.
ETRI는 지난해 알데바란을 반도체 설계 전문업체인 넥스트칩에 기술 이전했으며, 이번에 개발한 칩도 올해 하반기 관련 기업에 기술 이전해 내년까지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번에 개발된 프로세서의 이름은 1등성 별 명칭을 딴 '알데바란'(Aldebaran)이다.
권영수 ETRI 박사는 "자동차가 사람과 마찬가지로 움직이는 모든 물체를 정확히 인식하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기계가 목적지를 정하고 길을 스스로 찾아가는 서비스가 가능한 칩도 개발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윤진 기자]